흔들리는 국내 보험시장…중국의 먹잇감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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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국내 보험시장…중국의 먹잇감 되나
  • 송현섭 기자
  • 승인 2016.06.02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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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보험그룹, 동양생명·알리안츠생명 이어 ING 인수 유력

[매일일보 송현섭 기자] 중국 안방보험그룹이 동양생명과 알리안츠생명에 이어 ING생명 인수전에 참여하면서 국내 보험시장이 심상치 않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가 진행하는 ING생명 매각작업이 속도를 내 예비입찰이 지난달 마무리됐는데 안방보험과 핑안보험 등 중국계 2개 보험사가 응찰한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업계는 안방보험이 동양생명 인수를 통해 국내 보험시장에 진출한 다음 알리안츠생명 인수를 추진하는 와중에 ING인수에도 자신감을 보였다는 점에서 유력한 인수후보로 보고 있다.

한 외국계 보험사 관계자는 “MBK측이 추진하는 ING생명 매각에서 자본 동원능력 측면에서 중국계 보험사가 유리하다”면서 “앞서 자격논란이 일었던 동양생명 인수에서도 금융당국이 최종 인수를 승인했던 만큼 대주주로서 자격 논란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미국의 보험사 피델리티앤드개런티라이프 인수를 추진하다 뉴욕주 금융서비스부에 요청했던 승인신청을 지난달 27일 돌연 철회한 부분이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금융당국은 작년 11월 피델리티를 15억7000만달러에 인수하려던 안방보험이 최근 계획을 철회하자 알리안츠생명 인수 승인에 하자가 없는지 점검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된다.
일각에선 알리안츠생명 인수 승인에 결정적 하자가 있다는 주장이 있지만 앞서 동양생명 인수를 승인했던 당국이 승인을 거부하기는 곤란하다는 것이 보험업계 관계자들의 대체적 견해다. 

또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안방보험의 경쟁자인 중국 핑안보험의 경우 현지 자산순위 2위의 대형사지만 국내 진출이 처음이라 엄격한 심사를 통과해 대주주 자격을 획득하기 힘들 수 있다”면서 “일부 논란은 있지만 안방보험이 유력한 인수후보로 거론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또 “잇따른 국내 보험사 인수를 통해 안방보험이 국내 보험시장에서 추가로 영역을 확대해나갈 것”이라며 “알리안츠생명의 경영 정상화에 3조원을 투자할 의향이 있다는 것 자체가 국내업계에 위협적인 측면”이라고 전했다.
 
앞서 지난달 23일부터 진행된 ING생명 예비입찰에는 중국 보험사 2곳과 중국계 사모펀드 JD캐피탈, 교보생명을 비롯한 국내 SI(전략적 투자자) 2곳, 유럽계 SI 한 곳 등 7∼8개 업체가 참여했다.

그러나 MBK측은 당초 유력한 인수후보로 거론됐던 교보생명이 2조원대 아래로 응찰했다면서 후보군에서 제외했고 결국 안방보험 등 참가업체들이 이달부터 2개월간 예비실사를 진행한다.

금융권에 따르면 MBK측은 2년 전인 2014년 ING생명을 1조8400억원에 인수한 뒤 기업가치를 높여온 만큼 매각가격이 3조원이상 4조원 수준으로 추산되며 본입찰은 오는 8월 진행된다.

한편 일각에선 국내 보험사들이 중국 금융사의 손쉬운 먹잇감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부정적 시각이 팽배하고 있는데, 앞서 ‘먹튀’논란을 일으켰던 쌍용자동차의 전례를 우려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안방보험의 경우 정치적 배경을 등에 업고 10년여 짧은 기간 급성장한 금융사”라며 “대주주의 인적사항조차 알기 힘들 정도인데 잇따라 국내 보험사들이 정체도 불명확한 중국계 보험사로 인수되는데 대해 불안하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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