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고민’의 끝은…제2의 고건? 제2의 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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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고민’의 끝은…제2의 고건? 제2의 昌?
  • 이상래 기자
  • 승인 2016.05.26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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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위험 감수할까… 출마해도 검증과정 남아
26일 제주도 서귀포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주포럼에 반기문 UN사무총장이 참석, 행사 도중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매일일보 이상래 기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대선 출마를 두고 여전히 고심 중인 모습이다.

반 총장은 지난 25일 관훈클럽과의 간담회에서 “유엔 사무총장에서 돌아오면 국민으로서 역할을 제가 더 생각해보겠다”며 “한국 시민으로서 어떤 일을 해야 하느냐는 그때 (임기종료 후) 가서 고민, 결심하고 필요하면 조언을 구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분열을 시키는 사람이 리더가 돼서는 안된다”며 “통합시키는 사람이 돼야 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 발언을 두고 반 총장이 사실상 대선 출마를 선언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됐다.

하지만 반 총장은 다음날(26일) 전·현직 외교부 간부들과의 조찬에서 전날(25일) 자신의 발언이 과잉, 확대됐다는 취지로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아직도 고심하고 있다는 얘기다. 반 총장의 이러한 애매모호한 반응은 하루 이틀이 아니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은 “나올 것 같기도 하고 안 나올 것 같기도 하다”고 밝혔다.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도 “대통령에 나올 수 있는 것도 반이고 안 나올 수 있는 것도 반이고, 야당의 문을 두드린 것도 반이고, 새누리를 두드린 것도 반이라 모든 게 반이다. 그래서 반 총장이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한 바 있다.

반 총장이 또다시 장고에 들어가면서 그의 출마 여부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의견이 갈린다.

공직에만 몸을 담아온 만큼 위험을 무릅쓰고 도전하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더민주 김홍걸 국민통합위원장은 지난 23일 자신의 SNS에 “반 총장이 공연히 (대선에) 나섰다가 명예만 손상될 수 있기 때문에 위험한 도박은 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과거 고건 총리와 비슷하게 본인이 포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 총장과 고건 전 국무총리는 평생 공직에만 몸을 담아왔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고건 전 국무총리는 17대 대선을 앞두고 열린우리당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은 바 있다. 당시 열린우리당이 지방선거에서 참패하면서 고건 영입론이 급부상했지만 결국 고 전 총리는 불출마를 선언했다.

고 전 총리와 달리 권력의지가 강한 만큼 출마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지난 24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반 총장은 주미 대사관 공사 때부터 잘 아는데 굉장한 권력욕도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새누리당 이장우 의원도 “(반 총장이) 의지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검증이라는 높은 산을 넘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일각에서는 제2의 이회창 전 총리의 길을 가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이 전 총리는 국무총리와 감사원장을 거치며 깨끗한 이미지로 인기몰이를 했지만 대선 본선무대에 서자 아들 병역 문제로 지지율이 폭락하면서 낙선한 바 있다.

선출직에 나선 바 없는 반 총장도 이러한 검증과정을 거쳐야 한다.

새누리당 정갑윤 의원은 26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는 내치 문제가 정말 복잡다단하다. 내치 부분은 아직 숙제로 남았다”며 반 총장의 검증에 관해서는 “아직은 안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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