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조선해양, 결국 법정관리로..."농협은행 등 RG 손해 감수해야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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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조선해양, 결국 법정관리로..."농협은행 등 RG 손해 감수해야할 듯"
  • 최수진 기자
  • 승인 2016.05.25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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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최수진 기자] STX조선해양이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에도 경영 정상화에 실패하면서 법원 주도의 회생절차(법정관리)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농협은행, 무역보험공사 등 STX조선해양 채궈단은 이날 오전 여의도 산은에서 실무자 회의를 열고 STX조선에 대한 재실사 결과 초안을 바탕으로 향후 구조조정의 진행 방향에 대해 의논한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이날 “STX조선해양의 법정관리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채권단에서 회의를 할 것”이라며 “여러 가지 파장 등을 감안해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STX조선해양은 지난 2013년 4월 자율협약에 돌입하며 채권단으로부터 3년간 4조원 이상의 지원을 받았지만 여전히 자본잠식 상태이다.

STX조선해양의 법정관리 결정은 채권 비율 기준으로 채권단 75%의 동의가 필요한데,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채권 비율이 8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법정관리 쪽으로 마음을 굳혔다는 것이 금융권의 분석이다.

채권단은 STX조선해양에 지난해 말에도 추가로 4000억원을 지원하고 ‘특화 중소형 조선사’로 탈바꿈시키는 구조조정안을 내놓았지만, 시중은행들이 반대매수청구권을 행사하고 탈퇴해 채권단에는 국책·특수은행 등만 남았다.

직원수를 대폭 감축하는 등 다양한 자구노력을 펼쳤지만, 심각한 수주절벽에 금융권에서는 STX조선에 대한 추가 지원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고 보고 있는 것.

채권단은 지난달 정부가 조선·해운산업 전반의 구조조정을 독려하면서 STX조선해양에 대한 재실사를 진행했으며, 그 결과 채권단은 앞으로도 STX조선의 상황이 나아지기 어렵다는 쪽으로 의견이 기운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 관계자는 “글로벌 조선 시장을 고려하면 구조조정만으로는 어렵다”며 “법정관리를 통해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이뤄져야만 회생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STX조선해양이 법정관리에 돌입하면 금융권의 손실도 막대한 것으로 드러났다.

STX조선해양에 대한 은행권의 위험노출액은 5조5000억원에 달하며, 대부분이 대출과 선수금환급보증(RG)으로 이뤄졌다.

RG는 조선사가 선주로부터 선박 건조계약을 따낼 때 맺는 계약으로, 선박 건조에 문제가 생기면 금융회사에서 선수금을 대신 물어주겠다는 보증계약이다.

산업은행이 RG와 대출 등으로 3조원에 달하고, 농협은행과 수출입은행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오늘 당장 법정관리에 돌입하는 것은 아니고 빨라야 다음주 쯤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법정관리가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부분은 없지만 법정관리에 돌입한다면 RG부분 등에 대한 손해는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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