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장어를 잡아라?… 방한 반기문 놓고 엇갈린 정치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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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장어를 잡아라?… 방한 반기문 놓고 엇갈린 정치권
  • 이상래 기자
  • 승인 2016.05.24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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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친박·충청 ‘밀착’… 비박 ‘거리두기’
野 더민주 “수준 안 돼”… 국민의당 “與 갈 것”
지난 23일 오후(현지시간) 터키 이스탄불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세계 인도지원 정상회의에서 반기문 UN사무총장과 황교안 국무총리가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매일일보 이상래 기자] ‘대망론’의 주인공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5일 방한한다. 그의 대선도전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여야 3당은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새누리당은 당내 의견이 분분하다. 친박(친박근혜)계와 충청권은 전반적으로 찬성하는 반면, 비(非)충청권 비박(비박근혜)계는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친박계 홍문종 의원은 지난 16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새누리당에게는 변수가 아니라 상수”라며 “당원들의 목소리 중에 ‘(대권주자로)그 분을 꼭 모셔야 한다’는 목소리들이 있다”고 말했다.

친박계 정우택 의원도 지난 13일 “우리 당으로서는 반기문 카드라고 할지, 반기문 총장님에 대한 기대는 많이 갖고 있다”며 “(반 총장이) 훌륭한 분이기 때문에 대망론이라는 게 한 사람만 갖고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닌 만큼 충청권에서 적어도 2~3사람이 (대권 주자로) 나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친박계가 마땅한 대선주자가 없는 가운데 반 총장 카드는 매력적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반기문 대통령-친박계 총리’의 시나리오도 제기된 바 있다.

홍문종 의원은 지난해 11월에 “외치를 하는 대통령(반기문)과 내치를 하는 총리(친박계)(이원집정부제)”을 언급한 바 있다.

당내 충청권 의원들도 반 총장 영입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지역구가 충남 홍성군예산군인 홍문표 의원은 지난 21일 반 총장에 대해 “대망이라는 것은 본인의 의지가 70% 정도 있어야 되고 나머지는 주위여건이 맞아야 된다고 본다”며 “국제적 감각이라는 면으로 봐서는 아주 훌륭한 분”이라고 밝혔다.

반면 서울에서 당선된 비박계 김성태 의원은 지난 23일 “반 총장만 옹립하면 내년 대선이 아무 문제도 없는 것처럼 인식되고 있는 게 새누리당의 큰 위기”라며 “반 총장도 특정 계파 세력이 추대한다고 새누리당에 덜렁 올라타겠느냐”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반 총장에 대해 평가절하하는 모습이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지난 23일 “(반 총장이) 오신다면 대환영이지만 기존에 있는 후보들을 다 가만히 계시라고 하고 모셔올 수준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김홍걸 당 통합위원장도 같은날 자신의 SNS에 “우리나라 사람이 유엔 사무총장이 된 것이 국위선양 한 것이라는 (태도는) 어리석은 구시대적 사고방식”이라며 “더 한심한 것은 지금까지 우리 언론이 일방적으로 반 총장을 두둔하는 보도만 해왔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영국 유력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반기문 혹평…행정·통치 모두 실패한 총장’이란 기사도 게재했다.

이러한 반응을 두고 당내 잠재적 대선후보가 즐비한 만큼 여당에서 시작된 ‘반기문 대망론’을 향한 불편한 심기가 반영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당내 유력 대선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를 비롯해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지사가 거론된다. 잠재적인 후보로는 손학규·정세균 의원·김부겸 당선인도 있다.

국민의당은 반 총장을 사실상 여권 대선후보로 규정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24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반 총장은 주미 대사관 공사 때부터 잘 아는데 굉장한 권력욕도 가지고 있다”며 “최소한 친박에서 옹립을 한다고 하면 대통령 후보로 출마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더민주나 국민의당은 자기가 애초에 생각했던 것보다도 더 체계가 잡혀있고 새누리당은 지금 현재 문제가 많지 않나”며 “그쪽으로 갈 확률도 높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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