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애플, “아이폰SE 추락 예견은 역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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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애플, “아이폰SE 추락 예견은 역발상”
  • 나기호 기자
  • 승인 2016.05.24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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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나기호 기자

[매일일보 나기호 기자] 애플사가 야심 차게 준비한 4인치 중저가 보급형 스마트폰 아이폰SE의 국내 외 판매 행보가 심상치 않다.

국내 출시된 아이폰SE는 출시 전 이통사-판매점 등 사전예약제를 통해 고객 몰이에 나섰다. 출고가 △16GB 56만9800원 △64GB 69만9600원으로 이통사 10만원대 요금제를 이용할 시 40~43만원의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으며, 각종 액세서리와 케이스를 기념품으로 지급하는 이벤트 마케팅도 펼치고 있다.

아이폰6S 후발주자로 나선 아이폰SE는 출시 전 많은 언론과 국내 애플 골수 애용자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은 제품으로, 출시와 동시에 품귀현상을 빗는 등 호조세를 기록하나 싶었으나 이것도 잠시 아이폰의 위상은 점차 추락하고 있었다.

애틀러스리서치앤컨설팅에 따르면 지난 둘째 주 스마트폰 판매량 10위권내 상위 랭크를 차지한 삼성 갤럭시 S7-엣지, LG G5 외 보급형 스마트폰 2016년형 갤럭시 J5-센스 등이 유일하게 10위권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아이폰6S-SE는 순위권 밖으로 밀려난 것.

이유는 통신사와 제조사별 중고폰 보상제나 각종 이벤트 영향도 있지만, 스펙과 가격 차이보단 밀려난 주문에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않아 사전예약을 통해 구매한 소비자들의 언성도 높아져 있다는 점이다.

또, 판매점과 대리점도 물량이 없어, 아이폰SE 구매를 희망하는 소비자들 문의가 잇따르자 단순판매 목적으로 다른 제조사 스마트폰을 안내하는 모습도 흔히 볼 수 있다.

하지만 같은 이유로 해외에서는 국내와 같은 품귀현상을 빗는 건 아니다. 최근 스마트폰 신흥국으로 발돋움한 인도에서는 삼성전자가 지난 1분기 64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해 25.1% 점유율로 1위를 수성하는 한편, 애플은 2.7% 점유율로 7위로 하락하며 체면을 구기게 됐다.

현지 외신에 따르면 애플이 출시한 아이폰SE가 난세를 겪고 있는 이유로, 먼저 인도 소비층에 맞지 않은 4인치 크기와 가성비 대비 타사 제품 가격(평균 150달러)보다 미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아이폰SE 가격(399달러)에 무려 200달러 차이를 보이는 590달러를 책정한 것이다.

애플사가 인도에 지정한 높은 가격책정은 저가 경쟁시장 안에 패배할 수밖에 없다는 결정적인 요인으로 분석됐고, 이와 같은 여론의 반응을 의식한 듯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만나 애플 브랜드 입지를 다지기 위한 점유율 확장과 현지 직영 판매점을 신설하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책정한 가격정책이 평균 보급형 중저가 스마트폰 기기에 비해 다소 높아 판매량이 저조 할 것으로 예상했다”며, “예상치 못한 아이폰SE 판매고로 소비자들을 위해 내달부터 공급 물량이 충분히 확보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폰의 브랜드나 스펙, 디자인, 색상 등 이용자의 취향에 따라 선호하는 제품도 다양하다. 이번 아이폰SE의 위상이 다시금 수면위로 올라오는 현상을 빌어 볼 때 아이폰 판매가 둔화할 것이라는 통계를 통한 우려는 애플이 국내 소비자에게 끼치는 파급력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다시금 지켜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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