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노무현 전 대통령 발언을 찾아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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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노무현 전 대통령 발언을 찾아본 이유
  • 이상래 기자
  • 승인 2016.05.23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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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부 이상래 기자.

[매일일보 이상래 기자] 5월 23일. 이날만큼은 국민들 모두가 故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 잠시나마 생각은 해봤을 것이다. 문득 노 전 대통령이 어떤 정치인이었을까 궁금해진다.

독일 철학자 한나 아렌트는 자신의 저서인 <인간의 조건>에서 “인간 공동체에 현재하고 필요한 모든 활동 중에서 두 활동만이 아리스토텔레스는 ‘정치적 삶’으로 명명한 것을 구성한다고 여겼다”며 “그것은 행위(praxis)와 언어(lexis)다”고 적었다.

정치인은 그 ‘행동’과 ‘발언’으로 말할 수 있다는 뜻이다.

노 전 대통령의 발언을 찾아보았다. 그 중 현재 정치적인 현안과 밀접한 부분에 주목된다.

노 전 대통령은 2002년 3월 16일 광주에서 열린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이회창 대세론은 영남 몰표에 근거하고 있다”며 “정면돌파해 영남표를 받아와서 이회창 지지 기반을 무너뜨리고 민주당의 승리를 가져와야 한다”고 말했다.

야권이 20대 총선을 통해 확인한 흔들리는 PK(부산·경남) 민심공략에 나선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이번 총선에서 야권은 부산(18석)에서 5석·경남 4석을 얻는 성과를 올렸다.

문 전 대표는 지난 21일 부산에서 열린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노랑 콘서트’에 참석해 “부산 덕분에 우리 당은 전국 정당이 됐고, 제1당이 됐다”며 “부산시민들이 만들어주신 소중한 희망을 키워나가서 정권 교체를 하겠다”고 발언했다.

노 전 대통령은 2003년 2월 25일 16대 대통령 취임식에서는 “당리당략보다 국리민복을 우선하는 정치풍토가 조성되어야 한다”며 “대결과 갈등이 아니라 대화와 타협으로 문제를 푸는 정치문화가 자리 잡았으면 한다. 야당과 대화하고 타협하겠다”고 말했다.

‘대화’와 ‘타협’이 사라진 ‘식물국회’의 오명을 뒤집어 쓴 19대 국회가 떠오른다. ‘소통’의 부재로 비판받는 박근혜 정부도 마찬가지다.

정치권은 총선에서 이러한 비판을 확인한 듯 모두 ‘협치’를 강조하며 나섰다. 대표적으로 박 대통령과 여야3당 원내지도부가 지난 13일 가졌던 회동이다. 하지만 광주 5·18 기념식에서의 ‘임을 위한 행진곡’의 제창을 두고 ‘협치’는 깨진 모양새다.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지난 22일 “대통령의 협치 의지에 대해 우리가 신뢰를 잃었다”고 밝힌 바 있다.

노 전 대통령이 어떤 정치인이었는지 살펴보는 것이 이 시대에도 유효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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