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작가 김종보가 소설 '환승'(上)을 출간했다. 늦깎이로 문단에 나온 작가는 초기에 사회 정의론을 다룬 작품들을 펴내면서 두각을 나타냈고, 그 후 ‘칼럼’ 집필을 통해 입지를 굳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번 작품은 궤도에 오른 그의 필력을 한껏 드러낸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상, 하권으로 나눠진 ‘스케일(scale)’도 그렇지만, 매혹적인 ‘휴머니즘’ 서사 기법을 통한 시대적 ‘트렌드(trend)’의 동기 부여와 탄탄한 ‘플롯(plot)’이 이를 말해주고 있다.
작품 속에 드러나 있는 작가의 독보적인 통찰력은 이 시대 사랑의 이중성이 만연한 사회의 암울한 자화상을 투명하고도 적나라하게 펼쳐 놓는다. 이러한 예리하고도 독보적인 힘의 ‘카타르시스(katharsis)’는 이 시대의 ‘이슈’적 진단을 작가적 통찰력으로 표현해 그 주제를 진지하게 승화시키고 있다.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원초적 사랑의 주인을 배반하면서, 숭고한 사랑의 도덕이 농락당하는 모독의 현장을 ‘스탕달(stendhal)’적인 돋보기로 전율이 흐르도록 진단해 ‘비전’을 제시한 점이 매우 독보적이고도 인상적이다.
이 시대 지배계층 집단들을 향해 부르짖는 목소리를 통해 사랑의 정의를 환기시켜 휘청거리는 간이역에서 서성이는 또 다른 사람들을 향해 호소하는 뛰어난 문장력과 줄거리가 독자들에게 흥미진진한 공감대를 불러일으킨다.
김종보 지음 / 좋은땅출판사 / 304쪽 / 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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