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올해도 만만찮은 ‘하투’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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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계, 올해도 만만찮은 ‘하투’ 예상
  • 최수진 기자
  • 승인 2016.05.16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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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주고에 대규모 구조조정 여파로 노사 갈등 심할 듯
 

[매일일보 최수진 기자] 극심한 수주고로 신음하고 있는 조선업계가 인력 구조조정 등을 놓고 치열한 ‘하투’를 벌일 것으로 보인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노사는 최근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상견례를 갖고 본격적인 협상에 돌입했다.

현대중공업은 올해도 양측의 의견 차이가 극명해 임단협 타결까지 치열한 줄다리기를 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사측에 사외이사 1명 추천권, 이사회 의결 사항 노조 통보, 전년도 정년퇴직자를 포함한 퇴사자 수만큼 신규 사원 채용 등을 요구했다.

아울러 △1년에 1회 이상 우수 조합원 100명 이상 해외 연수 △임금 9만6712원 인상(호봉 승급분 별도) △직무환경 수당 상향 △성과급 지급 △성과연봉제 폐지 등도 요구한 상황이다.

백형록 현대중공업 노조위원장은 임단협 출정식에서 “인사 경영에 개입해 단기 성과만을 위한 잘못된 부실 경영을 뿌리 뽑고 무능 경영, 부실, 부패를 척결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현대중공업 사측 역시 “노조가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며 노조의 요구에 대해 선을 긋고 있다.

사측도 노조에 △조합원 자녀 우선 채용 폐지 △우수 조합원 해외연수 및 20년 미만 장기근속 특별포상 폐지 △탄력적 근로시간제와 선택적 근로시간제 및 재량근로 실시 등을 요구했다.

특히 올해 수주가 3척에 불과하는 등 수주가 이뤄지지 않는데 대비해 현대중공업은 과장급 이상 간부급의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일각에서는 희망퇴직이 3000명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벌써부터 인력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기자회견도 열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서고 있는 만큼 임단협에서 양측의 입장 차이를 좁히는 데 상당한 진통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현대중공업의 3년 연속 파업을 우려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도 지난 3월 임금 인상안, 고용 보장 등을 담은 임단협안을 사측에 전달했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지난해 채권단에 자금지원 전제조건으로 임금 동결 및 파업 자제에 대한 동의서를 제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임단협은 원만하게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지만, 정부가 대우조선해양에 추가 자구안을 요구함에 따라 노조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예년과 같이 타사 눈치를 본다거나 정부와 채권단 등 외부 간섭으로 노사간 자율교섭이 침해당하는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선업계 노조가 강력한 하투를 예고하고 있지만 현대중공업이나 대우조선해양 역시 쉽사리 요구를 들어줄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해양플랜트 손실로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데다 올해는 수주가 좀처럼 이뤄지지 않아 일감이 없는 상황이다. 더구나 국세청 세무조사를 통해 각각 수천, 수백억원의 세금 폭탄을 맞기도 했다.

상황이 어렵자 올해 수주를 단 한 건도 기록하지 못한 삼성중공업의 노동자 협의회는 올해 고용 보장을 전제로 한 임금 동결안을 사측에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인력 감축을 단행하고 있는 만큼 타결이 어려운 임금 상승보다 일자리 보전이라는 보다 현실적인 제안을 한 것.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수주가 어려운 상황이라 일감 확보가 어렵다”며 “여름휴가 전 임단협 타결이 목표지만, 회사에서 받아 들이기 어려운 노조 요구사항이라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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