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니까 청춘? 지금은 절망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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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니까 청춘? 지금은 절망시대”
  • 김경탁 기자
  • 승인 2016.05.08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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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NHK, 팟캐스트 ‘절망라디오’ 조명 “노 멘토, 노 힐링, 노 앤서, 노 퓨처.”
NHK홈페이지 방송예고 기사 캡쳐

[매일일보] “노 멘토, 노 힐링, 노 앤서, 노 퓨처.”

한때 사회를 풍미했던 멘토링과 힐링의 시대가 끝났다고 선언하고 ‘절망’을 정면으로 직시하는 팟캐스트 ‘절망라디오’가 8일 일본의 공영방송 NHK에 방영된다.

절망라디오는 지난해 8월 시작한 인터넷 라디오 방송으로, 주로 20~30대 청년들의 절망적인 사연만을 모아서 소개하고 있다. 이번 NHK 방송에서는 절망라디오를 통해 소개된 사연 주인공들의 에피소드와 절망라디오의 제작과정이 소개된다.

이 팟캐스트는 “합격의 기미가 보이지 않지만 여태까지 공부한 것이 아까워 그만두지 못한다”는 노량진 거주 29살 공시생이나 “아르바이트를 하며 돈을 모아 음반을 냈지만 음원 수익이 140원”이라는 6년차 인디뮤지션 등의 청취자 사연과 “취직에 실패했으나, 부모에게는 잘 됐다고 거짓말을 하고 대출을 받아 생활하다가 결국에는 자살했다”는 류의 뉴스를 매주 소개하고 있다.

다만 여타 라디오 진행방식과는 달리 절망라디오는 ‘노 멘토링, 노 힐링, 노 답’이라는 슬로건에 따라 이러한 사연에 대해 DJ나 패널들이 조언이나, 해답은커녕 “잘 될 거에요. 응원해요”라는 식의 덕담도 하지 않는다.

절망라디오 녹음 현장을 NHK 방송 카메라가 찍고 있는 모습.
우울한 방송 주제와 달리 방송분위기는 한없이 가볍고 유머러스하다.

이에 대해 메인 DJ를 맡고 있는 용혜인(26·대학생)씨는 “‘아프니까 청춘이다’, ‘잘 될 거야’, ‘노력하면 할 수 있다’와 같은 어쭙잖은 조언이나 위로가 아니라 삶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절망라디오의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찬우(22) PD는 NHK 인터뷰에서 “절망라디오는 사회에서 주목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주인공이 되는 곳”이라며, “절망스러운 사람들의 친구, 속마음을 편하게 말할 수 있는 친한 친구 같은 방송을 만들고 싶다. 그게 절망라디오가 힘을 주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한편 절망라디오는 인터넷 팟캐스트 서비스인 팟빵과, 애플 팟캐스트 등을 통해서 들을 수 있다. 이번 NHK 해당 방송은 8일 저녁 10시, 9일 저녁 5시 NHK BS1 다큐멘터리 ‘WAVE’ 채널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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