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금 친박계가 원내대표에 출마할 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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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지금 친박계가 원내대표에 출마할 때인가
  • 매일일보
  • 승인 2016.04.28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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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4·13 총선에서 2당으로 전락한 새누리당이 친박계 유기준 의원의 원내대표 출마 문제로 또다시 시끄럽다.

새누리당이 다음 달 3일 새로운 원내대표를 선출하기로 한 것은 하루라도 빨리 새 원내대표를 뽑아 내홍을 잠재우고, 당을 추스르기 위한 것인데 유 의원의 출마는 문제가 있어보인다. 오죽했으면 친박계 핵심인 최경환 의원이 유기준 의원은 친박계 단일 후보가 아니라 했겠는가.

유 의원이 자신이 원내대표에 반드시 나가야겠다면 그것은 개인의 자유다. 그러나 그 출마의 변이 “친박이 꼭 패배 의식에 젖어 있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라면 문제가 있다. 패배 의식의 문제가 아니라 책임에 대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최 의원은 총선이 끝나고 당내 첫 선거인데 친박과 비박을 나눠서 싸우면 대통령에게 엄청난 부담이고 국민에 대한 도리도 아니라며 이번에는 친박 후보가 나가지 말아야 한다고도 했다. 어찌됐든 새누리당은 총선에서 패배했고, 그 책임의 상당 부분은 친박계에 있다. 김무성 전 대표 등 비박계가 책임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을 내세워 호가호위(狐假虎威)한 것은 친박계가 아니었는가. 국민들은 그렇게 인식하고 있다. 그런데 또다시 원내대표로 당내 권력의 한축을 틀어쥐겠다고 나서는 것은 정말 후안무치(厚顔無恥)한 것이다.

정치란 때로는 물러설 줄도 알아야 한다. 진퇴(進退)를 판단하지 못하는 행태는 총선 민의를 왜곡하는 것이나 다를 바 없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과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것도 이러한 무책임한 행동들이 누적된 결과다.

이러니 시정(市井)에서는 친박계가 진정으로 박 대통령의 성공을 원하는지 의구심마저 든다는 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자중자애(自重自愛)해도 모자란 판에 구태여 분란을 일으켜가며 원내대표에 집착하고 있으니 말이다.

지금은 당내 권력에 집착할 때가 아니다. 시대가 바뀌고 있다. 변화에 맞는 새로운 리더십을 국민은 원하고 있다. 그 함의(含意)를 읽어내지 못하는 정당은 도태될 수밖에 없다. 지금은 국민을 위한 진정성이 보이느냐 아니냐가 문제다. 새누리당은 그 답을 스스로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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