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위기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진퇴양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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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 위기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진퇴양난
  • 최수진 기자
  • 승인 2016.04.27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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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포기 각서까지 냈지만 채권단 반려…사재출연 할까
 

[매일일보 최수진 기자] 조양호(사진) 한진그룹 회장이 한진해운 회생을 위해 경영권 포기라는 강수를 들고 나왔으나 채권단은 자구계획안 보완을 요구하면서 입장이 난처해졌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채권단은 지난 25일 한진해운이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 신청하며 제출한 자구안에 대해 보완이 필요하며 보완되는 대로 자율협약 추진 여부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 한진해운의 최근 실적이 그다지 나쁜 것은 아니었다. 현대상선이 운임하락 등 해운시장 침체 여파로 계속된 적자를 기록하는 것과 달리 한진해운은 2013년 4123억원의 영업손실에서 이듬해 흑자전환에 성공해 지난해까지 흑자를 이어갔다.

2013년 말부터 1조9000억원 규모의 자구안을 마련하며 벌크전용선 지분 매각, 한진그룹 계열사 지분 매각, 대한항공의 지원 등을 통해 2조원이 넘는 자구안 이행에 성공했다.

한진해운이 이만큼 회복한 데는 한진해운에 대한 조양호 회장의 애정 덕분이다.

조 회장은 2013년 한진해운이 위기 상황에 놓였을 때 1조원 가량의 자금을 지원한데 이어 이듬해인 2014년에는 한진해운을 인수해 직접 경영 일선에 나섰다. 조 회장은 한진해운의 경영 정상화까지 연봉을 받지 않겠다고 할 만큼 한진해운 살리기에 열의를 보였다.

조 회장이 한진해운에 이처럼 공을 들인 이유는 ‘육·해·공’ 물류기업을 다시금 재건하기 위함이다.

한진해운은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가 창립해 국내 1위 선사로서 승승장구해왔다. 그러나 2002년 조중훈 회장이 타계하고 계열분리로 삼남인 조수호 회장이 한진해운을 이끌었다. 2006년 조수호 회장이 별세하면서 한진해운의 경영을 조수호 회장의 부인인 최은영 전 회장이 맡으며 경영이 악화일로를 걷게 된 것.

육해공 통합 물류 서비스 제공이라는 목표로 최근 대한항공은 한진해운 영구채 2200억원어치도 인수했으나 결국 막대한 부채 앞에 조양호 회장이 두 손을 들었다.

현재 한진해운의 부채는 5조6000억원에 달하고 오는 6월 1900억원 규모의 채권의 만기상환도 앞두고 있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해운 시장 악화가 계속되면서 한진해운이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놓였다”며 “독자적 자구 노력만으로는 경영정상화가 어렵다고 판단해 자율협약을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한진해운은 영국 사옥, 터미널, 벌크선 등의 매각을 통해 4112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하고 용선료 조정, 채권자와의 채무조정 등의 내용을 포함한 자구계획안을 채권단에 제출했지만, 채권단에서는 구체적인 계획안으로 보완해줄 것을 요구했다.

채권단으로부터 자구안이 반려되면서 조양호 회장은 사재출연 카드를 고려할 수밖에 없게 됐다.

자율협약을 신청할 때에도 조 회장의 사재출연 내용 포함 여부를 두고 세간의 이목이 쏠린 바 있다. 앞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300억원의 사재를 출연하면서 채권단 자율협약을 이끌어 냈기 때문.

한진해운이 현대상선처럼 용선료 인하 등 조건부 자율협약을 신청한 만큼 대주주의 사재 출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업계는 예상했다.

조 회장이 경영권 포기 각서를 제출하며 한진해운을 살릴 의지를 보였지만 채권단에서는 경영권 포기 각서는 일반적으로 자율협약 신청시 함께 제출하는 것이라며 보다 확실하고 강력한 자구 계획안을 요구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경영권 포기 각서라는 것이 향후 채권단의 결정에 따르겠다는 의미”라며 “통상적으로 경영권 포기 각서를 받는다”고 설명했다.

사재출연이나 향후 계획에 대해 한진해운 관계자는 “빠른 시일 내에 자구안을 보안해 채권단과 협의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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