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특별기획 ⑪건설사 임원, 그들은 누구인가] 포스코건설, 사우디 자금에 임원도 긴급 수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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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특별기획 ⑪건설사 임원, 그들은 누구인가] 포스코건설, 사우디 자금에 임원도 긴급 수혈
  • 임진영 기자
  • 승인 2016.04.21 16: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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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국부펀드 지분 38%차지, 2대 주주로 떠올라
알-수베이 부사장, 모하메드 에이 아부나얀 등기임원 이사회 영입
한찬건 포스코건설 대표이사 사장, 아흐메드 에이 알-수베이 포스코건설 부사장, 모하메드 압둘라 라시드 아부나얀 포스코건설 기타비상무이사(왼쪽부터). 지난해 말 사우디 국부펀드 PIF가 포스코건설의 지분 38%를 소유한 제2대 주주가 되면서 PIF가 추천한 사우디인 임원 2명이 포스코건설 이사회 임원의 삼분의 일을 차지하게 됐다. 사진=포스코건설 제공

[매일일보 임진영 기자] 포스코건설은 1968년 4월 창립한 포항종합제철 엔지니어링본부·건설본부, 1970년 7월 창립한 포스코엔지니어링, 1982년 4월 창립한 거양개발이 1994년 12월통합해 탄생한 포스코개발을 모체로 하고 있다.

2002년 3월 아파트 브랜드인 ‘더 샵’의 출시와 함께 현재의 포스코건설로 법인명이 변경됐으며 2010년 5월 포항에서 현재의 송도 사옥으로 본사를 이전했다.

포스코건설의 최대 주주는 포스코다. 그리고 이 포스코의 최대 주주는 국민연금으로 사실상 포스코건설은 국책 건설사의 성격이 강한 건설업체였다. 이러한 포스코건설의 지배구조에 큰 변화가 생긴 것은 지난해 연말이다.

2015년 포스코건설은 내우외환에 시달렸다. 3월에 100억원대의 해외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검찰 압수 수색을 당하는 등 곤욕을 치렀다. 이 과정에서 정동화 전 부회장이 비자금 조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경영 실적도 악화일로를 걸었다. 지난해 포스코건설은 매출 8억9653억 원, 영업이익 2477억 원을 거둬 2014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6.4%와 23%씩 감소했다.

특히 당기순이익의 경우 262억9300만원을 기록하며 2014년 727억5800만원에 비해 무려 63.86%나 급감했다.

이는 동남아시아 등 해외 사업장에서의 부진이 매출 저조로 어어진 데 따른 것이다. 해외 시장에서의 부진과 재무 구조 악화가 이어지자 포스코건설은 지분 매각을 통해 회사 살리기에 나섰다.

그리고 지난해 11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인 퍼블릭인베스트먼트(PIF)가 포스코건설 지분의 38%를 1조2400억원에 매각하면서 포스코에서 이어 두 번째 최대 주주가 됐다.

대신 포스코가 가진 포스코건설의 지분은 종전 89.5%에서 현재 52.8%로 크게 낮아졌다. 사우디 자금이 긴급 수혈되며 포스코가 포스코건설에 가졌던 영향력이 크게 줄어든 셈이다.

이는 임원 구조의 변화에서도 잘 드러난다. 21일 현재 포스코건설의 임원진은 총 36명이다. 이 중 주요 경영 사항에 실질적인 의결권을 가진 이사회에 소속된 등기임원은 6명이다.

여기서 삼분의 일에 해당하는 이사회 임원 2명이 포스코건설의 제2대 주주인 사우디 국부펀드 PIF가 추천한 사우디아라비아인 임원들로 채워졌다.

아흐메드 에이 알-수베이(55) 사우디 국영석유회사 아람코 전무는 포스코건설 부사장으로 선임됐다. 지난 2008년부터 2012년까지 S-Oil 대표이사로도 재직한 바 있는 알-수베이 부사장은 포스코건설에서 CEO자문역을 수행하고 있다.

사우디 민간발전회사인 아크와 파워의 모하메드 압둘라 라시드 아부나얀 회장은 포스코건설의 기타비상무이사직을 맡고 있다. 아부나얀 기타비상무이사는 사우디아라비아 최고경제위원회 멤버를 역임하 바 있다.

이사회 임원 6인 중 2인이 사우디 국부펀드 PIF가 추천한 임원들로 채워지면서 포스코는 포스코건설의 주요 사업추진, 자산 처분, 차입, 임원의 선임 등 주요 경영사항에 대해 사우디 PIF측 이사들에게 보고하고 있다.

특히 사안에 따라서는 이들의 동의를 얻어야 업무를 추진할 수 있는 상태다. 이는 PIF측 지분이 전체 지분의 삼분의 일 이상인 38%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정관변경, 합병, 영업양수도, 이사의 해임 등 주주총회의 특별결의 사항에 대해서도 반드시 사우디 국부펀드 PIF측의 동의를 얻어야만 추진할 수 있다.

포스코건설에서 사우디 국부펀드 PIF의 지분이 크게 늘어나면서 포스코건설은 해외 사업에 더욱 치중하기 위한 장기적인 로드맵 제시의 일환으로 지난 2월 대표이사를 교체했다.

전임 사장인 황태현 대표이사는 사우디 국부펀드의 투자를 이끌어내는 등 주목할만한 성과를 거뒀지만 경영실적 악화와 연달아 터진 비자금 조성 의혹과 같은 내우외환이 겹쳐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

새로 취임한 한찬건 대표이사 사장은 대우인터내셔널 출신의 정통 ‘상사맨’이자 ‘대우맨’이다.

중앙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1978년 대우그룹에 입사한 한 사장은 대우그룹에서 상사원으로 재직하며 나이지리아 라고스 주재원과 방글라데시 다카 지사장, 이란 테헤란 지사장, 대우인터 기계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한 사장이 새 포스코건설의 수장으로 선임된 배경에는 포스코건설이 사우디 국부펀드의 조력 하에 해외 사업에 더욱 박차를 가하는데 있어서 한 사장이 30년간 쌓아온 해외 영업망 네트워크가 해외 건설 및 수주 사업과 큰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21일 현재 포스코건설 임원진 총 36명의 출신 대학을 분석한 결과 인하대를 졸업한 임원이 7명(19.4%)으로 가장 많았고, 한양대 5명(13.9%), 성균관대·부산대 각 4명(11.1%), 고려대·전북대·영남대 각 3명(8.3%), 서울대 2명(5.5%)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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