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고기' 수원화성박물관 번역서 발간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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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고기' 수원화성박물관 번역서 발간 화제
  • 강세근 기자
  • 승인 2016.04.21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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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세자의 죽음이 이 시대의 언어로 다시 태어나
'현고기(玄皐記)' 번역서

[매일일보] 수원화성박물관에서 발간한 사도세자(思悼世子) 죽음과 당시 정황을 생생히 담은 '현고기(玄皐記)' 번역서가 관련 학계와 일반인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현고’는 고갑자(古甲子)로 사도세자가 죽은 임오년(壬午年, 1762년)을 뜻한다. 국왕을 대신해 정사를 보던 강력한 차기 국왕 후보의 죽음이 지금까지도 사람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 이야기되고 있다.

저본으로 삼은 '현고기'는 2014년 수원화성박물관에 기증된 책이다. '현고기'의 이본(異本)은 국립중앙도서관, 규장각, 장서각, 고려대 등에 소장되어 있는데, 수원화성박물관 소장본은 다른 이본에 보이지 않는 기록과 필사자가 덧붙인 주석이 상당하다는 점에서 또 다른 자료적 가치를 가지고 있다.

4권 2책으로 필사됐는데 앞의 2권에는 사도세자의 출생부터 사망 그리고 정조의 세손 시절에 일어난 사건을 다루고 있으며, 뒤의 2권은 정조가 즉위한 이후 일들을 다루고 있다. 내용 중 일부는 '승정원일기'나 '정조실록' 등 공식적인 사료에 실린 것이고 상소문과 정조의 발언 등 다른 문헌에서 찾아볼 수 없는 대목도 상당 부분 실려 있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이 자료는 그동안 영·정조대 정치사 연구에 부분적으로만 인용되어 왔다. 이번 전편에 대한 국역은 장유승 단국대 동양학연구원 선임연구원이 맡아 원문에 충실하게 번역했으며, 이 번역서에는 사도세자의 죽음을 중심으로 전후 긴박하게 전개됐던 정치적 상황이 영조부터 정조대까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현고기' 편찬자는 소론측 인사라 할 수 있는 박종겸(朴宗謙, 1744~1799)인데, 수원화성박물관 소장본의 필사자는 스스로를 ‘간목산인(澗木山人)’이라고 지칭한 김상덕(金商悳, 1852~1924)으로 추정된다. 영조대의 사건이 정조 즉위 후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고 그것이 고종대에 다시 쓰여진 셈이다. 그리고 이번 번역서로 사도세자의 죽음이 이 시대의 언어로 다시 써졌다.

수원화성박물관 관계자는 “이번에 번역된 '수원화성박물관 역사자료총서 2, 현고기'를 일독하며 독자들이 한 지점의 시선을 이해하고 지금 우리 눈이 향하고 있는 방향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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