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특별기획 ⑧건설사 임원, 그들은 누구인가] 현대엔지니어링, 현대건설의 배 다른 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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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특별기획 ⑧건설사 임원, 그들은 누구인가] 현대엔지니어링, 현대건설의 배 다른 동생
  • 임진영 기자
  • 승인 2016.04.18 16: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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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주주 현대건설-2대 주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현대건설·현대엠코 출신 임원 다수···정수현 현대건설 사장 등기임원 맡아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부회장,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 김위철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 사장. 정의선 부회장(왼쪽부터)은 현대엔지니어링 지분 11.72%를 소유한 현대엔지니어링 2대 주주다.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은 현대엔지니어링의 등기임원이다. 또한 현대건설은 현대엔지니어링 지분 38.62%를 소유한 최대 주주다. 김위철 현대엔지니어링 사장은 1985년 현대엔니지니어링에 입사해 32년째 현대엔지니어링에서 일하고 있다.

[매일일보 임진영 기자] 현대엔지니어링은 현대그룹 계열사인 현대종합기술개발을 모체로 하고 있다. 현대종합기술개발은 플랜트 및 설계 전문업체 운영의 필요성을 느낀 현대그룹이 1974년 세운 건설업체다.

현대종합기술개발은 1980년 한라엔지니어링을 합병했고 2년 후인 1982년 현대엔지니어링으로 이름을 바꿨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현대건설의 해외건설사업본부 설계팀과 현대중공업 엔지니어링센터를 흡수합병 하는 등 모 그룹 내 건설 계열사들인 현대건설·현대중공업과 끊임없이 밀접한 관계를 맺어왔다.

그러나 외환위기를 맞은 직후인 1999년 현대엔지니어링은 현대건설에 통째로 합병됐다. 부침은 계속됐다. 곧바로 1년 후인 2000년 현대그룹 2세간 경영권 다툼이 일어나면서 대규모 적자에 빠진 현대건설이 법정관리에 들어간 것.

결국 ‘현대판 왕자의 난’으로 인해 2001년 현대그룹이 해체되면서 현대건설은 현대그룹으로부터 분사돼 산업은행에 매각됐다. 이 과정에서 현대건설의 엔지니어링 사업부가 떨어져 나와 현대건설 합병 2년 만에 다시 별도의 독립법인인 현대엔지니어링으로 재탄생했다.

재탄생 이후 10년이 지난 2011년, 현대자동차그룹과 현대그룹이 과거 현대가의 적통 회사인 현대건설을 놓고 인수전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현대엔지니어링도 현대건설과 함께 현대자동차그룹으로 인수됐다.

2014년 4월에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간 기업 승계를 위한 계열사 정리 작업의 일환으로 주택 사업 전문 건설업체인 현대엠코가 현대엔지니어링에 합병됐다.

특히 화공플랜트, 전력플랜트, 인프라 환경설비 부문에 치중돼 있던 과거 현대엔지니어링의 사업부서가 현대엠코 합병 이후 주택, 일반건축·토목, 산업건축, 건물 유지관리업 등 건설 전 부문으로 확대되면서 현대엔지니어링은 엔지니어링 전문업체에서 종합 전문 건설업체로 탈바꿈했다.

그 해 3월엔 현대건설 본사가 위치한 계동 사옥 별관으로 본사를 이전하는 등 현대엔지니어링은 현대건설과 함께 현대차그룹 산하 건설업체로서 뗄레야 뗄 수 없는 ‘배 다른 형제’ 관계를 맺어오고 있다.

우선 현대엔지니어링의 최대 주주가 바로 현대건설이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12월 31일 기준으로 현대엔지니어링 주식 293만3000주를 소유해 38.62%의 지분을 보유한 현대엔지니어링 최대 주주다.

현대엔지니어링 2대 주주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부회장이다.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정의선 부회장은 현대엔지니어링 지분의 11.72%인 89만327주를 소유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 임원진 면면에도 형제기업인 현대건설, 흡수 합병한 현대엠코, 그리고 모 그룹인 현대차그룹의 영향력이 깊게 베어있다.

18일 현재 현대엔지니어링의 임원진은 총 67명이다. 이 중 이사회 참여 권한과 의결권 행사를 통해 회사의 실질적인 운영권을 쥐고 있는 등기임원은 5명이다. 이 5명의 등기임원 중 3명이 현대건설 임원을 겸직하고 있다.

우선 정수현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현대엔지니어링의 등기임원으로 등재돼 있다. 서울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현대건설에 입사해 40년간 현대건설에서 일해온 정수현 사장은 현대건설 사장과 함께 현대엔지어링의 기타비상무이사를 겸직하고 있다.

서울대 기계공학과를 나와 현대씨앤아이 부사장을 거친 후 현대건설에서 플랜트사업본부장을 맡고 있는 김종호 현대건설 부사장도 현대엔지니어링 등기임원이다.

현대건설에서 경영관리실장으로 일하고 있는 김광평 현대건설 상무보 또한 현대엔지니어링 감사업무를 맡고 있는 등기임원이다.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김 상무보는 현대자동차 재정기획팀장을 역임했다.

이들 등기임원 외에도 전체 임원진 67명 중 현대건설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거나 현대건설 업무를 겸직하고 있는 임원이 총 19명으로 3분의1에 가까운 28.3%를 차지하고 있다. 2014년에 흡수 합병한 현대엠코 출신 임원들도 21명으로 전체 임원 중 31.3%를 차지한다.

모 그룹인 현대자동차 출신 임원도 눈에 띈다. 성균관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배원기 전무는 현대엠코 경영지원본부와 현대자동차 비서실을 거쳐 현대엔지니어링 본부장을 맡고 있다.

동아대 금속공학과를 나온 김영근 상무는 현대엔지어링 외주구매실을 거쳐 기아자동차와 현대자동차에서 일하다가 다시 현대엔지니어링에 복귀해 실장으로 근무 중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수장은 김위철 대표이사 사장이다. 고려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김 사장은 1981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했다. 1985년 현대엔지니어링으로 자리를 옮긴 김 사장은 2008년 현대엔지니어링 영업본부 본부장을 거쳐 화공플랜트사업본부 본부장과 부사장을 역임했다.

현대엔지니어링 영업본부장을 맡았을 당시 김 사장은 본인의 장기를 살린 ‘기술영업’을 기반으로 영업 네트워크가 전무했던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신흥지역에 잇따라 진출하며 수주 확대에 기여했다.

엔지니어로서 영업이라는 새로운 분야에서 쌓은 실적을 인정 받은 김 사장은 2011년 현대엔지니어링 사장으로 임명돼 현재까지 6년째 현대엔지니어링을 이끌고 있다.

한편, 18일 현재 현대엔지니어링 전체 임원 67명의 출신대학을 조사한 결과 고려대를 졸업한 임원이 11명(16.4%)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서울대와 한양대가 각 5명(7.4%)이며 연세대·성균관대·인하대가 4명씩(5.9%)으로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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