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특별기획 ① 정유업계 ‘4사 4색’ 투자 전략] SK이노베이션, ‘파트너링’ 전략으로 세계시장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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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특별기획 ① 정유업계 ‘4사 4색’ 투자 전략] SK이노베이션, ‘파트너링’ 전략으로 세계시장 공략
  • 김백선 기자
  • 승인 2016.04.18 09: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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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김백선 기자] 2014년 최악의 적자를 기록하며 충격을 안겨줬던 국내 정유업계의 실적 개선이 가파르다. SK이노베이션·GS칼텍스·에쓰오일·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사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5조원을 육박했고, 올해 1분기 영업익도 2조원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정유업계의 생존과 성장에 대한 본질적인 고민이 해소된 것은 아니다. 저유가 기조 장기화에 원유 생산량 감축 논의는 되레 국제유가의 불규칙적인 등락만 유발하며 불확실성을 증대시켰다. 특히 국내 정유사들의 사업 구조는 글로벌 시장 동향에 의존적일 수밖에 없어 그 심각성은 더욱 크다. 이에 <매일일보>는 ‘불안한 호황’ 속 국내 정유 4사의 사업구조, 수익구조 등 ‘체질개선’ 전략을 4회에 걸쳐 짚어본다.

SK이노베이션 계열의 ‘글로벌 파트너링 사례. 자료=SK이노베이션 제공

중국 시노펙, 일본 JX에너지 등 화학·윤활기유·배터리 등 합작 진행

세계 에틸렌 1위 사빅과 넥슬렌 합작사업도 ‘글로벌 파트너링’ 결실

SK이노베이션은 글로벌 시장에서의 도약을 위해 메이저 기업들과 공동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글로벌 파트너링’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를 통해 SK이노베이션은 유가 등 외부 요인의 영향으로부터 생존 능력을 기르는 동시에 글로벌 기업의 다양한 판매 네트워크, 막강한 자금력, 진보된 기술, 원활한 원료 공급력 등 상대적으로 취약한 부분을 보완하고 사업 성공 가능성을 한 차원 끌어올리고 있다.

SK이노베이션과 자회사들이 세계 각지에서 추진 중인 글로벌 프로젝트는 모두 세계 굴지의 메이저 기업들과 손을 맞잡고 있다.

지난 2008년 완공해 현재 하루 7500배럴의 윤활기유를 생산하고 있는 SK루브리컨츠의 인도네시아 윤활기유 공장은 현지 국영석유회사인 페르타미나와 합작법인을 설립해 공장을 건설, 사업에 성공한 케이스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인도네시아에서 생산되는 미나스 원유에서 추출되는 미전환 잔사유가 윤활기유의 최적의 원료임을 주목하고 파트너링을 추진했다”며 “저가의 원료 공급 경쟁력과 SK루브리컨츠의 세계 최고인 그룹Ⅲ 윤활기유 생산 기술이 만나 서로 윈-윈하게 된 케이스”라고 밝혔다.

이를 발판으로 SK루브리컨츠는 전세계 그룹 Ⅲ 윤활기유 시장의 독보적인 1위를 차지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SK루브리컨츠는 이 성공을 바탕으로 유럽시장의 공략에도 가속도가 붙었다. 글로벌 에너지 기업인 렙솔과 함께 스페인 카르타헤나에 고급 윤활기유 수요가 높은 유럽시장 진출을 위한 전진기지를 건설한 것.

하루 1만3300 배럴의 윤활기유를 생산중인 이 공장은 렙솔이 현지에서 윤활기유 원재료와 인프라를 공급하고, SK루브리컨츠가 윤활기유 생산 기술과 글로벌 마케팅 네트워크를 제공해 공동 운영된다.

이로써 SK루브리컨츠는 울산·인도네시아·스페인 등 3개 공장에서 하루 7만800배럴(연 350만톤)의 윤활기유를 생산해 엑손 모빌, 쉘에 이어 세계 3위의 윤활기유 제조업체로 발돋움하게 됐다.

또한 해외 현지에 진출하기 위해 꺼내든 글로벌 파트너링 전략은 세계최대 석유화학 시장인 중국에서 다시 한 번 빛을 발하고 있다.

특히 중국 국영 석유기업인 시노펙과 함께 설립한 우한 에틸렌 합작 프로젝트는 SK그룹의 중국사업 중 최대 성과로 꼽힌다. 이 사업은 한-중 역사상 최대 규모의 석유화학 공장 프로젝트로 나프타분해설비를 통해 연간 약 250만톤의 유화제품을 생산하는 총 투자비 3조원이 넘는 규모의 초대형 프로젝트다.

업계에선 SK종합화학이 2006년부터 7년간 뚝심 있게 시노펙 최고 경영진과 중국 정부 관계자들을 설득해 합작사업을 성사시켰다는 전언이다.

양사간의 전략적인 파트너링에 의한 합작법인 설립 이외에도 SK이노베이션은 기업가 정신을 통한 인연을 통해 파트너링에 이르는 사례도 있다.

2007년 일본 신 일본석유 (현 JX에너지)와 SK에너지는 전략적 제휴를 맺은 이후 몇 년간은 이렇다 할 성과가 없었다. 하지만 2011년 3월 동일본 지진 당시 수급에 차질이 생긴 일본 정유회사 JX에너지를 위해 원유를 대신 구매해주고 석유제품을 대신 거래처와 일본 내에 공급해주면서 파트너십이 공고해졌다.

보수적인 일본기업 특성상 JX에너지가 해외 투자 법인의 첫 파트너로 SK를 선택한 것은 이런 노력이 바탕이 된 것이다.

지난해 10월에 있었던 사빅과의 넥슬렌 합작법인 설립도 글로벌 파트너링의 결실이다.

애초 넥슬렌 기술 개발진은 “우리가 독자적으로 기술을 개발했다”며 “하루 빨리 국내에 생산기지를 만들자”는 결론을 내리고 화학사업 계획을 수립했다. 하지만 SK종합화학은 “국내에 한정된 사업추진으로는 엑손(Exxon)과 다우케미칼(Dow Chemical)이 좌지우지 하고 있는 글로벌 경쟁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판단 하에 사업을 원점에서 다시 검토했고, 그 결과 지금의 사빅과의 합작법인이라는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이 밖에 신수종 사업에서도 글로벌 기업들과의 파트너링이 활발하다. SK이노베이션은 중국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 공략을 위해 베이징기차, 베이징전공과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최근에는 다임러社와 2017년부터 출시할 벤츠 전기차 모델들에 리튬이온 배터리 셀을 공급하기로 하는 등 파트너와의 협력 강화를 통해 중국, 유럽 등 글로벌 마케팅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앞으로도 각 분야 글로벌 메이저 기업들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SK의 ‘글로벌 영토’를 지속적으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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