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작년 이자순익 2조5천억 고금리 장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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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작년 이자순익 2조5천억 고금리 장사
  • 이수빈 기자
  • 승인 2016.03.30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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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이수빈 기자] 저축은행들이 예금 금리의 5배를 훌쩍 넘는 고금리로 대출장사를 하면서 이자마진을 쏠쏠하게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79개 저축은행의 이자 순이익(잠정치)은 2조4992억원으로 전년(2조150억원)보다 24% 증가해 4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자 순이익은 저축은행이 대출 후 거둬들이는 이자 등 이자수익에서 예금 수신과 채권 발행 등으로 나가는 이자비용을 뺀 마진이다.

저축은행의 이자 순이익은 2011년 3조원에 육박했지만, 저축은행 부실 사건으로 고객이 줄면서 2012년 2조894억원으로 급감했고 2013년 2조472억원, 2014년 2조150억원으로 줄어드는 추세였다.

그러나 저금리가 장기화되면서 지난해 저축은행이 금리가 높은 신용대출에 집중하면서 예대마진(대출금리와 예금금리의 차이)이 대폭 커졌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으로 저축은행의 예대마진은 9.78%를 기록, 2년 전(7.21%)과 비교해 2.57%포인트나 커졌다.

같은 기간 동안 예금금리(1년 만기 정기예금)는 연 2.86%에서 2.12%로 0.74%포인트 낮아진 반면, 평균 대출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10.07%에서 11.9%로 1.83%포인트 올랐다. 이 기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연 2.5%에서 1.5%로 1%포인트 떨어졌다.

이처럼 평균 대출 금리가 올라간 것은 저축은행들이 저신용자를 대상으로 고금리 신용대출을 늘렸기 때문이다.

통상 은행은 1~3등급의 고신용자를, 신협이나 상호금융, 새마을금고는 4~5등급의 중상위 신용등급자를 대상으로 대출 업무를 주로 해주고, 저축은행은 이보다 신용등급이 낮은 중저~저신용 등급의 고객에게 주로 대출을 해준다.

저축은행 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기준으로 신용 대출이 가장 많은 SBI저축은행은 전체 가계 신용 대출에서 연 27.9%가 넘는 고금리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49.75%로 절반 정도였다.

정부는 지난 3일 대부업법을 개정해 법정 최고 금리를 종전 34.9%에서 27.9%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신용대출이 두 번째로 많은 HK저축은행도 27.9%가 넘는 고금리 신용대출 비중이 63.66%였다.

이 밖에도 OK저축은행(49.33%)과 웰컴저축은행(61.43%), 친애저축은행(49.77%)로 고금리 대출비중이 절반을 넘거나 육박했다.

저축은행 중앙회 관계자는 “저축은행이 대출해 주는 고객층을 보면 90% 이상은 신용등급이 6등급 이하인 저신용자”라며 “이들에 대한 대출을 늘리다 보니 평균 대출 금리도 올라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저축은행이 과도하게 높은 금리로 대출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 여전하다.

저축은행 측은 신용등급이 떨어지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대출을 하다 보니 손실이 많이 나 대출금리가 높을 수밖에 없다고 반박하지만 지난해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대출 연체율은 9.3%로 2년 전(20.2%)의 절반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저축은행이 서민의 예금을 받으면서 대출금리는 사실상 법정 최고 금리로 책정하고 있어 대부업과 구분이 안 되는 상황”이라며 “업권별로 최고금리를 차등화해 저축은행의 최고금리를 낮춰 서민들의 이자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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