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A 판매 “은행은 ‘가입자수’, 증권사는 ‘가입액’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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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A 판매 “은행은 ‘가입자수’, 증권사는 ‘가입액’ 챙겼다”
  • 이수빈 기자
  • 승인 2016.03.30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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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이수빈 기자] 유치경쟁이 치열했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판매 실적은 외형적으로 은행이 주도권을 잡았지만 내실은 증권사가 챙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ISA 출시 첫날인 지난 14일에는 가입자 32만2990명 중 은행 유치 고객이 31만2464명(96.7%)에 달하면서 은행이 압승을 거뒀다.

가입액도 은행이 802억원을 챙겨 증권사(293억원)를 큰 격차로 이겼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ISA가입액은 증권사가 은행과의 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다.

ISA 판매 2주 차(21∼25일)에 총 1987억원이 유치됐는데, 증권사를 통한 가입액이 1019억원(51.3%)으로 은행(966억원, 48.6%)을 추월했다.

은행은 사전예약 기간을 통해 고객을 미리 확보했다가 출시 직후 한꺼번에 가입시킨 경우가 많아 초반 고객 수를 압도했다.

하지만 적은 금액으로 일단 계좌를 개설해놓기만 하는 비율이 많아 1인당 가입금액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출시 이후 보름간 누적 기준으로 증권사 1인당 가입금액은 300만원으로 은행(35만원)의 10배에 육박했다.

ISA 출시 초기에 은행은 예금 등의 우대금리를, 증권사는 고금리 특판 환매조건부채권(RP) 등을 내세우는 마케팅 전략을 펼쳤다.

고객들은 ISA 자체보다는 이런 미끼상품을 보고 가입하는 경우가 꽤 많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지점에서 특판 RP를 100% 편입한 신탁형 ISA 상품을 만들어 원금은 물론 수익률도 보장받을 수 있다는 가입권유를 많이 했다”며 “이런 식으로 가입된 계좌가 적지 않다”고 전했다.

5월부터 ISA 수익률과 수수료 체계가 공개되면 은행이나 증권사간 비교를 비롯해 어느 금융사의 수익률이 높은지 등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또 6월부터 ISA 계좌 이동까지 가능해지면 ISA 계좌 고객의 이탈과 합류로 금융사들은 더욱 분주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고객 대부분이 아직 수수료가 저렴한 신탁형에 가입했지만, 내달부터 은행도 일임형 제품을 선보일 수 있게 되면서 고수익 투자를 하려는 수요가 늘어나면 일임형 ISA 고객 수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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