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 그리브스’에서라면 나도 태양의 후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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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 그리브스’에서라면 나도 태양의 후예!
  • 한국관광공사 국내스마트관광팀 백나래 기자
  • 승인 2016.03.30 09: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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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2016년을 뜨겁게 달구는 드라마, '태양의 후예'. 송송커플이 사람들의 마음을 빼앗음과 동시에 촬영지 역시 화제다. 그 중 한 곳은 군대 드라마답게 DMZ 내에 위치한 '캠프 그리브스'다. 사전제작 드라마인 만큼 세트는 철거되어 아쉬움이 남지만, 그래도 어떠랴. 송중기의 손길을 따라 눈에 조금이나마 익숙한 곳이 데자뷰처럼 나타난다면 어디라도 좋은 것을!

장교 숙소를 증축, 개축해 만든 캠프 그리브스 유스호스텔의 전경

라이언일병을 구한 부대 주둔지, 캠프 그리브스

전쟁영화, 드라마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두 눈 번쩍 뜨고 관심을 가질만한 곳이 있다. 미국드라마 '밴드오브브라더스'(Band of brothers) 속 주인공이자 2차 세계대전을 다룬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의 주인공 라이언이 소속되어 있던 506연대. 그들이 우리나라에서 주둔했던 '캠프 그리브스'다.

'태양의 후예' 배경 대부분을 차지하는 가상공간 우르크 기지로 더 친숙한 이곳은 한국전쟁 정전협정 후 미 2사단 506 보병대대가 2007년 8월 반환하기 전까지 머물렀던 가장 오래된 미군기지 중 한 곳이다. 현재도 외관만 보면 유시진 대위 근무지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군부대의 느낌이 물씬 난다.

캠프 그리브스로 들어가는 입구. 철조망이 낯설게 느껴진다

캠프 그리브스는 남북 간의 충돌을 막기 위해 만들어진 비무장지대, DMZ(demilitarized zone) 남방한계선에서 불과 2km 떨어져있다. 군부대는 지난 2004년 철수했지만 흔적은 고스란히 남아 당시 모습을 전한다. 20만㎡가 훌쩍 넘는 대지 위엔 송중기가 '태양의 후예'에서 미군과의 격투씬을 통해 멋진 액션을 펼쳤던 정비소를 비롯, 장교 숙소, 생활관과 체육관 등 다양한 시설이 그대로 보존돼 가히 근대문화유산이라 할 만 하다.

문화적 가치가 충분함에도 불구하고 철거 위기에 놓였던 캠프 그리브스는 경기도, 파주시의 노력 끝에 민간인을 위한 평화안보 체험시설로 변신했다. 안보관광, DMZ 생태체험 등 다채로운 경험은 물론, 민간출입통제선(민통선) 안에서 하룻밤을 보낼 수 있는 최초의 유스호스텔이 우리 곁에 찾아온 것이다.

군대야? 유스호스텔이야?

캠프 그리브스를 방문하기 위해선 먼저 군에 사전신청을 해야 한다. 탁 트인 통일대교 앞의 설렘도 잠시, 무수한 바리게이트와 철저하게 신분증을 검사하는 각 잡힌 군인들의 모습에 괜히 가슴이 쿵쾅거린다. 간신히 추스른 마음은 '출입금지'라는 글귀와 함께 군부대와 다름없는 캠프 그리브스 철조망 입구 앞에서 덜컹 내려앉고 만다.

미군 장교들의 숙소 한 동을 리모델링한 유스호스텔은 최대 240명을 수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1층에는 사무실과 소강당, 2~3층에는 숙소, 4층에는 실내 활동을 위한 대강당과 식당이 자리 잡고 있다. 군대 내무반을 연상케 하는 숙소와 군대에서 사용하는 식판을 이용한 식사, 그리고 1사단 장병들의 안보 교육과 함께 즐기는 뮤직콘서트인 나라사랑 콘서트까지 삼종세트를 마주하면 입대한 착각이 들 정도다.

이곳은 체력 단련 등 수련 시설이 없는 대신 민통선 안이라는 특이점을 이용한 독특한 안보 체험이 찾는 이들을 반긴다. 당일 및 1박 2일, 2박 3일 프로그램 모두 필수로 진행하는 견학 프로그램 'DMZ 1129'는 제3땅굴, 도라전망대, 도라산역, 도라산 평화공원 등 주변 관광지를 둘러보며 워크북 속 특별한 과제를 풀어나가는 방식이다. 길었던 전쟁기간 1129일을 의미하는 이 프로그램은 DMZ 및 현 남북 분단 현실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어 인기만점이다.

이외에도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다양한 참여자들의 입맛을 만족시키기 위해 안보OX게임, 통일을 기원하며 미니장승, 또는 솟대 만들기, 특급전사 선발, 캠프 놀이마당, 도전 DMZ 골든벨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되어 있다. 행사의 끝인 평화기원 리본 달기에서 한 어린 학생이 한 자 한 자 정성들여 쓴 '남북통일'은 뭉클하기까지 했다.

캠프 그리브스는 체험 프로그램 외에도 DMZ 국제다큐멘터리 영화제 개막식 때 체육관을 행사장으로 사용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외부와의 만남을 추진한다. 분단의 아픔을 그대로 담고 있는 유일한 현장 DMZ를 몸소 체험할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도 더욱 소중하고 의미가 넘친다. 캠프 그리브스를 통해 통일에 대한 염원을 키우는 시간이 우리의 통일을 앞당기는 열쇠 아닐까.

※이 기사는 한국관광공사의 공공라이선스 이용에 따라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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