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유업 유아용 두유 '이물질'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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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유업 유아용 두유 '이물질' 논란
  • 권민경 기자
  • 승인 2006.06.2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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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보상 바란 고객의 언론 플레이' 추측?
<소비자 '문제 두유 동일제품 한 박스로 대응' 불만>
<매일유업 '회사와 협의 없이 언론에 과대포장 제보'>

▲ <매일유업 광주공장>
[매일일보= 권민경 기자] 친환경, 건강 먹거리를 강조해온 매일유업의 두유제품에서 이물질이 발견돼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문제가 된 제품은 유아용으로 출시된 것이어서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인천에 살고 있는 한 소비자는 최근 먹다 남은 두유를 버리기 위해 우유팩을 잘랐는데 그 안에서 커다랗고 시커멓게 생긴 이물질을 발견한 것이다.

문제의 이물질이 나온 두유는 전날 세 살짜리 아이가 먹다가 남긴 것이었고, 놀란 소비자는 매일유업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어 이 같은 사실을 알렸다.

다음날 매일유업 직원 한 사람이 해당 고객의 집을 방문해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동일한 제품의 두유 한 상자를 건넸다.

이 과정에서 매일유업 측의 대응에 불만을 가진 소비자는 결국 이 사실을 한 인터넷 언론에 제보하게 됐고, 기사를 접한 많은 사람들은 매일유업의 제품 생산 과정과 안일한 고객 대응에 비난을 쏟아냈다.

그러나 언론 보도가 나간 이후 매일유업 측은 "지나친 확대 해석"이라고 반박했다.

"회사 측에서도 고객이 우리와 자세한 협의 없이 언론에 먼저 공개를 하는 바람에 당황스럽다....추측하건대 아마도 '로또'를 바라는 심정으로 어떤 보상을 생각한 게 아닌가 싶다"

자사 두유에서 이물질이 발견됐다는 언론 보도가 나간 직후 매일 유업 홍보실 관계자의 말이다.

로또 바라는 고객 회사에서도 당황?

이 관계자는 "두유에서 나왔다는 이물질이 정확히 무엇인지는 정밀 조사에 들어가 봐야 한다" 면서 "보통 검사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1주에서 2주 가량 소요되기 때문에 기다려봐야 알 수 있다" 고 말했다

그러나 매일유업 측은 이물질을 발견한 소비자가 회사 측과 정확한 상담을 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언론에 제보를 한 것에 무엇보다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홍보실 관계자는 "기사에는 고객이 상담직원의 대응에 어떤 불만이 있다고 나왔는데, 솔직히 와전된 측면이 많다" 면서 "당시 상황을 어떤 식으로 봤는지는 모르지만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라고 자의적으로 해석하기 나름 아니겠느냐" 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매일유업에서 생산된 제품을 구입한 소비자가 이를 먹고 어떤 불만을 가졌을 경우 회사 측에서는 대응하는 기본적인 규정이 있다는 것.

즉 일단 고객의 집을 방문해서 문제의 제품을 먹고 '건강'에 이상이 생기지는 않았는지 가장 먼저 확인하고, 어떤 이유에서건 고객이 불편을 겪은 것에 정중히 사과를 하는 것이 원칙이라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또 "제품의 생산과정 상 어떤 이물질도 들어가서는 안 되는 것이 사실" 이라면서도 "회사 측에서도 이런 문제를 최소화시키기 위해 노력하지만 일부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고, 또 어떤 경우에는 고객의 보관 상 실수로 이물질이 생기기도 한다" 고 말했다.

이어 "제품에 문제가 발생하게 되면 실제로는 '소비자피해보상규정' 에 의거해 처리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아마도 이 규정대로 고객을 대했다간 오히려 소비자들이 그 깐깐함에 쓰러질 것"이라며 "매일유업은 최대한 고객의 입장에서 대응하고자 하기 때문에 만약 이물질이 생산 과정의 실수로 생기지 않은 경우에도 도의적 책임을 져왔다" 고 강조했다.

해당 고객 집 방문했던 상담원, '묵묵부답'

한편 이물질을 발견했던 소비자와 접촉을 시도했지만 매일유업 측의 완강한 거부로 끝내 대화를 나누지 못했다.

이에 소비자의 연락을 받고 처음으로 방문한 매일 유업 측 상담 직원에게 당시의 정확한 상황을 알아보기 위해 전화를 걸었다.

그러나 전화를 받은 그 직원은 "고객과 다시 상담하기 위해 만나러 가는 중이니 끝난 뒤에 연락을 하겠다" 면서 서둘러 전화를 끊었다.

당시 그 직원이 전화를 받을 때 옆자리에 본사에서 나온 관계자와 함께 있었던 듯 '기자라는데요' 라고 말하는 소리가 전화기 너머로 들려왔다.

이후 아무 연락이 없었고, 다음 날 재차 확인전화를 걸자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일절 통화를 거부하는 상담직원과의 계속된 행동에 본사 관계자의 지시가 있었는지 홍보실에 문의한 결과 "전혀 그런 일은 없었다"면서 "숨기거나 은폐할 사실이 있는 것이 아닌데 일부러 피한 것은 아닐 것이다. 이미 언론에 알려진 것 외에 별 다르게 밝힐 내용도 없다." 고 해명했다.

매일유업 '하루만에 고객 마음 돌려'

현재 매일유업 측은 문제의 두유를 고객으로부터 전해 받아 정확한 조사에 들어갔다.

언론 보도가 나간 바로 다음 날 매일유업 측에서 재차 고객을 찾아가 사과의 말을 전하고 자세한 상담을 한 결과 문제가 일단락 됐다는 것이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고객과 재 상담이 잘 됐다" 면서 "정밀 조사에 들어갔으니 1~2주 정도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조사가 끝난 뒤 정말 생산 과정에 문제가 있었음이 밝혀지게 되면 그 때 가서 고객과 구체적인 보상 문제 등을 협의할 것이다" 고 덧붙였다.


kyoung@sisa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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