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의 불편한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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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의 불편한 목소리
  • 박주선 기자
  • 승인 2016.03.07 14: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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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부 박주선 기자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대한항공이 노사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해 결렬된 조종사 노조의 임금 협상안이 여전히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노사 간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는 연봉 37% 인상을 요구했지만 사측이 기본급과 비행수당을 합친 총액 기준 1.9% 인상에서 물러설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자 지난달 19일, 2015년 임금협상 결렬에 따라 쟁의행위에 돌입했다.

조종사 노조의 계속되는 압박에 사측은 결국 지난달 24일 오후 서울남부지법에 조종사노조의 쟁의행위를 금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내고 노조위원장과 집행부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는 초강수를 뒀다.

하지만 조종사 노조는 사측의 법적 대응에 맞서 준법투쟁 확대를 선언하며 쟁의행위 문구가 담긴 가방 배너 부착을 독려하고 있다.

현재 사측은 조종사 노조의 준법투쟁에 대해 징계 여부를 7일 결정한다고 밝힌 상태지만 조종사 노조는 이에 굴하지 않고 오는 8일 아시아나항공 노조 및 한국공항공사 등 항공협의회 소속 노조원들과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 앞에서 연대투쟁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의 이 같은 요구는 중국 항공사들의 스카우트 영향이 크다. 높은 연봉을 내세워 국내 조종사들을 영입하는 중국 항공사들이 생기자 조종사들의 눈도 덩달아 높아진 것.

하지만 대한항공 조종사들은 귀족 노조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대한항공 조종사들의 평균연봉은 약 1억4000만원 수준으로, 기장 연봉은 1억8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회사가 조종사 노조의 요구대로 37%의 임금인상안을 받아들일 경우 연봉인상분은 1200억원을 넘어서게 된다.

때문에 항공업계에서는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의 임금인상 요구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산업계에 경제 불황이 닥친 상황에서 대한항공 조종사들의 37%의 임금인상안은 억지를 부리고 있는 것으로 밖에 느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특히 저비용항공사(LCC)들의 가파른 성장으로 대형 항공사 마져 치열한 하늘길 경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에서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의 목소리는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과욕을 부리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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