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국민은 ‘결코’ 정치에 무관심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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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국민은 ‘결코’ 정치에 무관심하지 않다
  • 이창원 기자
  • 승인 2016.03.03 14: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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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 이창원 기자.

 [매일일보 이창원 기자] 정치부 기자를 하게 되면서 주변 사람들로부터 많은 질문을 받게 된다.

질문의 내용은 국회 내부의 회의장‧식당 등 시시콜콜한 부분부터 여야가 내세우고 있는 핵심 쟁점‧법안‧정치인 성향 등 다양하다.

특히 4‧13 총선이 4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자신들의 지역 현역의원들에 대한 평가를 듣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부쩍 많아졌다. “00의원 마주치면 사람 좋은 것 같던데. 안에서는 어때? 일은 열심히 해?”식의 질문들이다.

이런 질문을 받으면서 느끼게 된 강한 인상은 우리 사회가 ‘결코’ 정치에 무관심하지 않다는 것이다. 심지어 어떤 때에는 특정 지역구의 상황과 정치인에 대해 세세한 부분까지 꿰뚫고 있어 기자가 도움을 받는 경우도 있을 정도다.

때문에 이러한 모든 상황을 종합해보면 ‘우리는 정치에 매우 관심이 많다. 다만, 투표를 하지 않을 뿐이다’라는 묘한 결론이 도출하게 됐다.

또한 많은 사람들에게 ‘투표는 할 것이냐’라고 물어보자 “찍을 사람이 없다”‧“그 놈이 그 놈인데 할 이유가 뭐냐”‧“선거 때랑 당선 후랑 너무 달라 누구도 믿을 수 없다” 등의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즉, 정치를 통한 ‘그 어떤 변화’도 체감할 수 없게 되면서 정치인들을 ‘불신’하게 됐고, 이것이 ‘무관심’으로 비춰지고 있을 뿐이다.

이런 문제에 직면하게 되면 우리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는 오래된 난제를 떠올리게 된다.

여야가 ‘총선정국’에서 앞 다투어 내세우고 있는 ‘정치개혁’이 먼저인지, 아니면 투표를 통한 이른바 ‘엄중한 경고’가 먼저인지 말이다.

정치권과 일반 시민들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있는 기자의 생각으로는 후자 쪽이라는 판단이다.

공천 과정을 지척의 거리에서 지켜본 바에 의하면 여야가 강하게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만큼의 어떠한 변화 내지는 개혁의 모습을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계파간 세력간 여러 의견이 나와 정확한 판단이 어려울 때면 ‘어떤 사람‧어떤 계파에 이익이 돌아갈까’라고 생각하면 대부분 명쾌한 답을 얻을 수 있다는 점도 이것에 대한 방증일 것이다.

때문에 어려운 경제상황과 외교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적절한 정책을 만들고 추진하기 위해서, 무엇보다 ‘서로가 신뢰할 수 있는 사회’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투표가 가장 빠르고 강력한 방법이라는 생각이다.

단언컨대, 만약 이번 총선에서 70%이상의 투표율이 나오게 되면 분명한 변화가 있을 것이다.

투표율이 오르게 되면 정치인들은 ‘무관심하지 않다. 기존처럼 하면 우린 힘들겠다’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고, 그로 인해 우리 사회의 양극화‧세대별 갈등‧청년실업‧노인경제‧복지 등 여러 문제들에 빠짐없이 변화의 바람이 불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집에서 기르는 강아지도 방관하고 예뻐하기만 하면 주인을 문다고들 말한다.

‘심부름꾼’을 자청하고 있는 정치인들에게 ‘주인의 모습’을 확실히 보여줘야 할 시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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