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어 라이브(Near Live), 라이브(Live)로 둔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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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어 라이브(Near Live), 라이브(Live)로 둔갑?
  • 한종해 기자
  • 승인 2006.06.1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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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의 생중계는 ‘다음’에 네티즌들 분노
[매일일보=한종해기자]독일 월드컵 경기를 인터넷으로 독점 중계하고 있는 다음이 생중계가 아니라는 점을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은 채 서비스에 나섰다가 네티즌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당초 다음을 통해 인터넷 생중계를 기대한 네티즌들은 개막전 직후 주요 장면만을 볼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적잖이 당혹스러워했다. 다음은 개막전 이후 네티즌들의 비난이 들끓자 공지를 통해 “이번 월드컵 중계에 사용된 니어 라이브(Near Live) 서비스는 생중계가 아니다”라고 즉각 해명에 나섰다. 그러나 네티즌들은 “그동안 생중계인 것처럼 광고를 해 오다 왜 이제 와서 이런 사실을 알리느냐”며 비난을 퍼부었다.

다음이 독일 월드컵 인터넷 중계를 위해 스위스 인프론트 스포츠로부터 구매한 ‘니어 라이브(Near Live)’ 방식은 TV처럼 실시간 생중계가 아니다. 따라서 전 경기를 TV처럼 처음부터 끈까지 보거나 골 장면을 실시간으로 볼 수는 없다.

다만 경기시작 후 약 15초 분량의 주요 장면 동영상 서비스, 한 경기 당 5~15개의 주요 장면 시청, 경기 종료 1시간 후 4분 가량 하이라이트 동영상 시청 등이 가능하다.

문제는 이 같은 니어 라이브 방식이 국내 네티즌에게는 생소하다는 점이다. 특히 다음이 “니어 라이브는 생중계가 아니다”라는 점을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으면서 네티즌들은 자연스럽게 이를 라이브(Live, 생중계) 방식으로 이해하게 됐다.

여기에 다음은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인기스타 김수로씨가 출연한 cf를 통해 ‘월드컵 전 경기 오직 다음에서만 볼 수 있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강조함에 따라 네티즌들의 오해를 부풀렸다.

한 네티즌은 네이버 게시판을 통해 “월드컵 전에 광고를 할 때는 실시간 생중계를 해주는 것처럼 이야기 하더니 정말 실망스럽다”며 “다음에 사기당한 기분”이라는 의견을 남겼다.

또 다은 네티즌은 “다음에서 분명히 월드컵 개막 전에 김수로씨가 출연한 CF를 통해 월드컵 전 경기를 생중계한다고 광고했다”며 “그러나 막상 경기 당일에 접속해 보니 별다른 설명도 없이 VOD 중계로 이름을 바꿨다”고 말했다.

실제로 개막전 전까지 다음은 홈페이지의 월드컵 소개 화면을 ‘LIVE 중계’로 표기해 오다가 네티즌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VOD 중계’로 바꿨다.

다음도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발 빠르게 대처했다. 다음은 개막전 직후 공지를 통해 “니어 라이브중계가 개막전을 시청한 많은 네티즌 여러분들께 생중계로 받아들여져 커다란 불편을 낳았다”며 “중계방식에 대한 안내가 충분하지 못했던 점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공개적으로 사과했다.

다음이 이번 독일 월드컵을 앞두고 적극적인 월드컵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되고 있다.

다음은 지난 2월 인프론트사와 독일 월드컵 인터넷 및 모바일 중계권에 관한 계약을 체결하면서 본격적인 월드컵 마케팅을 시작했다. 일부 언론은 다음이 월드컵 중계권료와 광고 마케팅 등 월드컵 관련 사업에 600억원을 투자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다음 측은 정확한 투자금액은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이다. 김태호 다음 월드컵 태스크포스팀장은 “투자규모는 내부정보이기 때문에 정확하게 공개하기는 어렵다”며 “다만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일부 언론이 보도한 600억원 투자는 사실과 크게 다르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600억보다 많을 수도 적을 수도 있다는 말.

김창우 대우증권 애널리스트(인터넷 담당)는 “다음의 공격적인 월드컵 마케팅은 그동안 네이버에 뒤쳐진 상황에서 이미지 제고 등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데 일차적인 목표를 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경우 단기간의 수익성 악화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김창권 애널리스트는 “(다음의 월드컵 마케팅이) 당장에 수익 사업이 안 되는 것은 당연하다”며 그러나 월드컵 기간 동안 다앙한 중계와 이벤트를 통해 배너 및 동영상 광고를 유치하고, 더 나아가 이미지 제고에 보탬이 된다면 업계에서 우려하는 것처럼 단순히 돈만 쓰는 사업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호 팀장은 “다양한 수익모델을 찾고 있지만 새로운 형태의 스포츠 중계다보니 만만치가 않다”며 “그러나 6월 배너광고가 사전에 전부 예약이 되는 등 광고 판매도 순조로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니어 라이브(Near Live)'란?
=다음(www.daum.net)이 서비스 하는 2006 독일월드컵 인터넷/모바일 중계는 한마디로 전통적인 미디어인 TV매체가 아닌 인터넷과 휴대폰 등 뉴미디어를 통한 방송으로 보면 된다.

다음이 스위스 인프론트 스포츠로부터 패키지 형태로 구매한 ‘니어 라이브(Near Live)'라는 방식은 TV처럼 실시간 중계는 아니다.

따라서, 전 경기를 TV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보거나 골 장면을 실시간으로 볼 수는 없다. 다만, 경기 내용을 원하는 시점에 다시 보거나, 특정 장면을 발생한 시점부터 3분 이내에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안정환 선수가 토고 전에서 결승골을 넣었을 경우, 다음은 이 골 장면 동영상을 3분 이내에 한국어 음성더빙을 해서 인터넷과 모바일(와이브로/HSDPA 포함)로 중계할 수 있다.

실시간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전송 지연시간이 2~3분 정도로 긴 편도 아니다. 경기가 열리는 동안에 제공되는 수초 내지는 수십초짜리 짧은 동영상 클립 및 사진, 이미지, 경기 후 종합 하이라이트 서비스로 보면 될 것 같다.

따라서, 국내에서 TV방송이 아닌 뉴미디어 채널을 통해 처음으로 월드컵 경기를 실시간에 가깝게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새로운 영역으로 주목을 받을 전망이다.

다음 관계자는 “이번 중계서비스가 단순히 마케팅적인 측면이 아니라 향후 서비스 측면에서도 검색 등 다른 서비스에 기여하는 바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이미 동영상 광고와 관련 광고주 미팅에 잡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다음은 월드컵 기간 동안 약 100억원이 넘는 경제적 이익과 500억원에 이르는 기업 이미지 제고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다음은 이번 중계권 확보를 위해 지난해 말부터 인프론트 측과 실무 접촉을 해왔다.

한종해 기자<jhhan102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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