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현대상선, 파고 넘은 뒤를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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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현대상선, 파고 넘은 뒤를 대비해야
  • 최수진 기자
  • 승인 2016.02.29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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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최수진 기자

[매일일보 최수진 기자] 현대상선이 사즉생의 각오로 회사에 닥친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고 자구안을 성공적으로 실행해 안정을 찾는데 전사 역량을 모으고 있다.

최근 이백훈 현대상선 대표는 임직원에게 “백의종군의 심정으로 자구노력 이행을 위해 회사의 조속한 정상화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는 내용이 담긴 레터를 보냈다.
이 대표는 임직원들의 책임감과 맡은 바 소임의 완수를 당부했다.

특히 대표이사를 포함해 간부급 직원들은 책임 경영의 일환으로 거취와 처우 일체를 이사회에 일임하기도 했다.

현대그룹은 지난 2013년 12월에 3조3000억원 규모의 자구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해운 업황의 지속된 악화로 현대상선의 유동성 위기는 계속됐다.

현대상선은 유동성 확보를 위해 현대상선이 보유하고 있는 현대증권 지분의 담보대출, 현대엘리베이터에 현대아산 지분의 매각으로 700여억원을 확보했다.

추가 유동성을 마련하기 위해 벌크전용선 사업부도 한앤컴퍼니가 보유한 에치라인해운에 매각하는 본계약을 체결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현대상선의 유동성 위기를 해소하고 현대상선을 살리기 위해 사재 300억원도 내놓았다.

현대증권 인수전에도 한국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가 참여하고 있어 현대증권 매각 시 유동성 위기 극복에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회계법인 등 전문가들은 자구안 실행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채권단도 자구안 이행시 지원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현대상선이 현재의 유동성 위기를 극복한다고 해도 향후 어떻게 수익을 낼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동반된다.

앞서 자구안 이행을 위해 현대상선의 컨테이너, 핵화천연가스(LNG) 운송 부문을 매각했다. 벌크전용선 사업부도 매각하게 돼 현대상선의 성장 동력을 잃게 된 것.

미래 성장동력을 통해 새로운 수익을 발굴해 내지 못한다면 현대상선이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고 해운 시장이 활기를 띄면서 이번 위기를 극복한다고 해도, 해운 시장 변화에 따라 또 다시 이번과 같은 위기를 겪게 될 가능성이 높다.

현대상선이 순풍에만 전진할 수 있는 배가 돼서는 안 된다. 미래먹거리, 신성장동력을 발굴해 역풍에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강력한 엔진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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