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 특별기획 ⑤ 금융 격변의 새해] 보험, 저금리 시대 생존이 최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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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 특별기획 ⑤ 금융 격변의 새해] 보험, 저금리 시대 생존이 최우선
  • 이정화 기자
  • 승인 2016.01.18 15: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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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사로 본 2016 보험업계 키워드는 ‘경쟁’

[매일일보 이정화 기자] 병신년(丙申年) 보험업계 키워드는 ‘경쟁’으로 모아졌다. 금융당국이 지난해 10월 발표한 ‘보험산업 경쟁력 강화 로드맵’에 따라 보험상품 사전신고제를 사후신고제로 전환하고, 위험요율‧이자율 규제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기로 결정하는 등 시장 자율성이 확대됐다. 이에 따라 보험사간 치열한 전략 싸움을 벌일 가능성이 커졌다.

보험사들은 시장 포화‧성장동력 소진‧저성장‧저금리 등 대외적 환경이 위험하다고 판단한 데 따라 핀테크 기술 확보, 소비자 신뢰 확보, 재무건전성 확보, 금융업권간 융합 가속화에 대한 대응 등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보험업계가 ‘경쟁’을 화두로 내세운 이유는 현 상황을 ‘위기’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통적으로 보험업계는 미국 금리 인상‧중국 경기성장 둔화를 대외 위협 요인으로, 가계부채와 고령화를 대내 위협 요인으로 꼽는데 인식을 같이 했다.

이수창 생명보험협회장은 지난 4일 신년사를 통해 “올해는 대외적으로 중국의 경기둔화와 금융시장 불안, 미국의 통화정책 변화에 따른 변동성 확대 등으로 저성장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예측된다”며 “대내적으로는 고령화와 가계부채부담, 주력 제조업의 경쟁력 약화 등으로 경제전반에 걸쳐 상당한 부담이 예상된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이어 그는 “국내 보험산업의 경우 시장이 포화되고 성장 동력이 소진되는 등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적인 수익성 악화에 직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장남식 손해보험협회회장 역시 “국내외 경제 환경은 대단히 불투명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과 중국의 성장 둔화로 세계 경제의 변동성이 급속도로 높아질 것이라는 진단이다. 그는 또 “고령화와 저성장의 장기화에 따른 내수시장 위축 가능성 역시 큰 위협요인”이라고 평가했다.

보험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은 보다 구체적인 현안 진단을 내놨다. 김창수 삼성생명 사장은 지난 4일 시무식에서 "2016년은 금융시장의 패러다임 변화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금융 IT의 융합이 확산돼 업권간 경쟁구도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며 현 상황을 진단했다.

또 미국 금리인상, 신흥국 위기 등 대외요인과 국내의 저성장·저금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보험상품 및 가격의 자율화로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은 신년사를 경영전략회의로 대체했다.

한화생명은 지난 달 18일 ‘2016년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미국 금리 인상 후 국내외 금융시장 불안정성 확대와 저금리 환경 지속, 금융시장 환경변화를 현안으로 꼽았다.

교보생명은 지난 8일 ‘비전 2020’ 선포식을 통해 상품규제 완화, IFRS4 2단계 시행 등 생보산업의 급격한 환경 변화 대응을 경영 전략 목표로 제시했다.

보험업계가 현 상황을 ‘위기’로 진단함에 따라 업계 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금융당국의 ‘보험산업 경쟁력 강화 로드맵’에 따라 확대된 자율성을 바탕으로 차별화를 위한 경쟁이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 회장은 “‘경쟁을 통한 시장규율로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장 회장도 보험업계 패러다임이 ‘규제’에서 ‘경쟁’으로 전환됐다며 ‘체질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그는 “상품개발 관련 규제변화에 부응해 회원사의 신상품 개발을 적극 권장하고 지원해 소비자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키려는 노력이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계 TOP3인 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 역시 각각 신년사와 경영전략을 통해 ‘경쟁’ 키워드를 강조했다.

김 사장은 ‘업권간 경쟁구도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며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고객의 신뢰를 확보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은 각각 경영전략회의를 통해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핀테크 사업 추진’ ‘상품과 채널 경쟁력에 초점을 맞춘 혁신’을 다짐했다.

2020년 도입되는 보험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 도입에 대한 선제적 대응 주문도 눈에 띤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5일 설명회에서 IFRS4 도입이 올 상반기 중 확정돼 2020년 도입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IFRS4 2단계가 도입되면 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부채규모가 IFRS4 1단계를 적용했을 때보다 크게 증가해 재무건전성에 타격을 입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은 지난 4일 신년사를 통해 “IFRS4 2단계 도입에 대비해 전사 리스크 관리 역량 향상과 재무건전성 개선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정남 동부화재 사장 역시 신년사를 통해 "오는 2020년 도입되는 국제회계기준 2단계에 대한 대비도 시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주윤 흥국생명 사장 역시 신년사를 통해 “재무건전성 규제강화와 부채 시가평가 영향으로 2018년에는 생명보험사의 RBC 비율이 현재 240%에서 100% 초반 수준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를 위해 “보장성 판매와 변액 확대, 리스크 관리 시스템 선진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중소형 보험사들의 각오도 남다르다. 특히 고객 신뢰도 확보를 위한 ‘고객중심 경영’을 강조했다.

조재홍 KDB생명 사장은 “내가 돈 벌기 위한 수단의 보험이 아닌 고객의 안전한 삶을 먼저 생각하는 보험회사”가 되기를 주문했다. 상품 개발 단계에서부터 판매, 사후 서비스까지 모든 과정에 보험업의 진정성을 보이기 위해 고객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흥국생명은 고객 만족 경영을 위해 △고객 니즈 수시 파악 △적합한 상품 지속 개발 △비용 효율적 전달 △고객 관계 지속적 강화 등의 방침을 내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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