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시, 특정언론사 겨냥 "살생부" 배포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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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시, 특정언론사 겨냥 "살생부" 배포 의혹
  • 전길헌 기자
  • 승인 2016.01.04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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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안산시가 뚜렷한 이유나 타당한 근거도 없이 특정 언론사들을 시 출입명단에서 배제한 '살생부 성격'의 문서를 작성해 시청의 관련 부서에 배포한 사실이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그런데 안산시가 배제 이유에 대한 명확한 해명은 고사하고 횡설수설하고 있어 해당 언론사들이 이 문건작성 배경을 둘러싸고 '숨은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면서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 명단에서 제외된 언론사의 입장에서는 자신들을 겨냥한 '살생부'로 판단할 수 있고 나아가 심각한 명예훼손에 해당된다.

왜냐하면 이 문서가 작성되어 각 부서에 배포됐다는 것은 공식문서라는 사실을 뒷받침하기 때문이다. 이유도 모르고 출입명단에서 제외된 언론사들의 대응이 주목된다.

또, 해당언론사들의 대응 강도에 따라 제종길 안산시장의 시정운영에도 상당한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풀이된다.

3일 현재 아직도 출입명단에서 제외된 사실을 모르고 있는 언론사가 대부분으로 배제된 언론사는 지방일간지 ㅅ일보 등 12개사, ㄱ뉴스 등 통신사 2개사로 총 14개의 매체로 확인됐다.

이 같은 사실은 본보가 안산시가 지난해 12월 22일 작성한 "안산시청 출입기자 명단"을 입수해 지난해 8월 10일 작성한 출입 명단과 비교 분석한 결과에서 도출됐다.

이에 대해 안산시는 명확한 해명을 내놓지 못하고 "출입명단에서 제외된 언론사도 불이익은 없는 등" 이리저리 변명만 늘어 놓으며 타당성 없는 주장만 하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안산시 공보과장 이모씨는 특정 언론사 배제 문건 작성 근거에 대해 묻자 "시가 제공하는 보도자료나 베껴쓰고...신문에 제대로 보도도 되지 않기 때문"이라며 당연히 배제함이 마땅하다는 듯이 큰소리쳤다.

하지만 큰소리도 잠시, 이 공보관의 설명은 곧 바로 사실이 아님이 확인됐고 급당황한 표정이 역력했다.

기자가 즉석에서 이번에 출입명단에서 제외된 한 언론사의 신문 보도내용을 직접 제시하며 반박하자 슬쩍 꼬리를 내리며 "자신은 상세한 내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둘러대면서 "담당계장에게 물어보라"고 답변을 회피했다.

이미 각 부서로 배포까지 이루어진 문건에 대해 결재권자인 담당과장이 답변이 군색해지자 부하직원 핑계를 대는 것을 볼 때 분명 나쁜 의도가 숨어 있는 것으로 판단할 수 밖에 없다.

담당계장 임모씨도 문건 작성과 배포사실이 드러나자 처음에는 극구 부인하다 자신만이 혼자 보관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얼마가지 않아 이 또한 거짓말로 들통났다.

기자가 이 문건을 다른 경로로 입수했다고 밝히자 그때서야 마지 못해 시청 각 부서로 배포한 사실을 시인하며 다시 회수를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왜 특정언론사를 배제시켰냐는 질문에는 "기자가 공보실에 자주 안 나타나서 등" 앵무새처럼 기존의 황당한 주장만 되풀이 했다. 군사정권에서나 있을 법한 발언으로 비판받아 마땅하다.

이런한 관련자들의 태도는 배제근거에 대한 기본적인 평가기준도 없이 출입명단작성이 주먹구구식이었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증명하는 것이다.

이번 언론사 살생부 파문과 관련, 거짓해명을 일삼고 있는 안산시 일부 공무원들의 업무능력, 도덕성과 공직자로서 기본소양 부족론까지 고개를 들고 있다.

안산시 출입기자 A모씨는 "안산시 인사행정의 난맥상과 일부 공무원들의 자질을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며 "왜 공보실이 항상 시끄럽고 비판이 터져나오는지 알 만하다"고 일침을 놨다.

또 다른 기자 K모씨도 "안산시 홍보행정은 물론 인사행정의 총체적 민낯을 보는 것 같아 안타깝기도 하다"고 곁들였다.

이번에 배제된 신문사들도 정당한 심사와 평가를 거친 결과라면 당연히 수용해야 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특정언론사들이 공무원들의 자의적 판단과 타당성 없는 평가로 출입명단에서 제외됐다면 자칫 본의아니게 독자들로부터 '불량언론사'로 낙인 찍힐 수도 있어 이는 심각한 명예훼손에 해당됨을 안산시는 알아야 한다. 따라서 안산시장은 시정운영 최고책임자로서 이 명단 작성 경위를 조사해 반드시 해명해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해 지고 있다.

한편 안산시를 공식적으로 출입하는 언론 매체는 지난해 8월 기준으로 총 54개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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