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중학교’ 설립 인가 두고 논란 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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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중학교’ 설립 인가 두고 논란 가열
  • 한종해 기자
  • 승인 2006.05.1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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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반여론 팽팽, 서울시 교육청 반대 여론 무시

사교육비 증가와 하향평준화에 따른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공교육에 대한 불신이 높아짐에 따라 조기유학 열풍이 다시 일어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시교육청은 공교육 활성화를 목표로 ‘국제중학교’설립을 추진 중이다.

해외유학에 따르는 안전과 비용 문제를 크게 걱정하지 않고 수준 높은 교육을 받을수 있다는 것에 대하여 일단 환영하는 분위기다. 그렇지만 중학교까지 서열화하겠다는 발상은 전교조와 시민운동진영에 큰 발발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서울시 교육청은 굳세게 전진하고 있다.

‘천문학적인 사교육비 증갗와 ‘하향편준화’ 등 총체적 부실에 대한 염증으로 공교육에 대한 불신이 높아짐에 따라 조기유학 열풍이 거세게 일고 있다.

특히 국제적인 인재 양성의 필요성이 절실해 지면서 천편일률적인 주입식, 암기식 국내 교육과 ‘벙어리 영어교육’에 대한 불만을 품고 해외로 장, 단기 ‘나 홀로 유학’을 떠나는 학생들이 늘고 있는 추세다.

‘한국 내에서 날고 기어봤자 결국 우물 안 개구리를 벗지 못한다’는 인식이 학생과 학부모들 사이에 팽배한 것이다.

실레로 서울시교육청이 지난 11일 발표한 ‘2005년 서울지역 조기유학생수’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유학을 목적으로 국내 학교를 그만둔 초 , 중 , 고교생수가 7001명에 달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고등학생 유학 출국자가 2027명인데다, 초등학생과 중학생은 각각 2453명과 2521명. 고등학생의 경우 2년 전 1165명이었던 것에 비해 두 배 가량 그 수가 늘었다.

또 한국 학생들이 해외유학에 들이는 돈이 매년 사상 최고치를 갱신하는가 하면 지난해 교육수지 적자규모는 34억달러(약3조1500억원)에 달해 우리나라 전체가 벌어들은 흑자액(165억달러)의 20%에 달하는 수치를 기록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서울시교육청은 현재 공교육 활성화를 목표로 ‘국제중학교’ 설립을 추진 중이며 지난 3월 27일에 영훈학원과 대원학원이 국제중학교 설립 인가를 신청했다. 그리고 서울시 교육청이 긍정적으로 검토 중 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국제중학교’는 국제적 인재 양성을 표방하는 특성화 중학교로서 영어, 중국어, 일어 등 외국어 교육을 강조한다.

올해 첫 전국 단위 신입생 모집에서 20대1 이상의 경쟁률을 보인 경기도 가편의 청심국제중은 국어, 국사를 빼고는 모든 과목을 영어로 강의하고 있다.

학부모들은 서울시의 국제중 설립 추진과 관련해 자녀들의 해외 유학과는 안전과 비용 문제를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일단 환영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중학교까지 서열화하겠다는 발상은 당연히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전교조 서울지부의 경우 지난 4월 26일 시교육청 앞에서 국제중 설립 저지를 위한 시위를 벌인데 이어 지난 8일에는 단식 농성에 들어간 상태다.

전교조는 서울시교육청의 국제중학교 설립 추진에 대해 “학교를 1,2류로 서열화해 평준화의 틀만 깨고 교육적 효과는 거두지 못할 것”이라며 결국 “기초교육인 초등교육을 입시 경쟁의 장으로 왜곡시키고, 어린 초등학생들의 인성과 정서를 파괴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또 이들은 청심 국제중의 경우 연 학비가 기숙사비를 포함해 1000만원에 이르는 점을 들어 “중학 교육이 의무교육인 상황에서 이런 귀족학교의 설립은 공교육 제도 자체를 흔드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전교조는 국제중 설립에 따른 특정 지역에 대한 편중 현상 심화와 국제중 입시를 위한 사교육비 증가 등의 부작용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미 민족사관고등학교 등을 통해 드러난 사실과 같이 자율고급학교는 잘 살고 부모의 교육수준이 높은 집안의 아이들이 많이 다니게 되어 있다.

시민운동진영은 자립형 사립고를 도입할 때 이런 문제점을 지적했었다. 하지만 특권교육을 원하는 세력은 자립형 사립고를 통해 비록 소수이나마 세계적 수준의 교육을 받게 하자고 주장했다. 실제로 운영한 결과 자립형 사립고는 부자들을 위한 일류 입시학원에 불과함이 명백히 드러났다.

국제중학교라고 해서 자립형 사립고의 전철을 밞지 않으라는 법이 있나?

소수의 고급 학교는 그 학교에 들어가기 위한 격렬한 경쟁을 촉발한다. 대학이 그런 체제이기 때문에 고등학생들은 세계 최악의 경쟁 스트레스를 견뎌야 한다. 고등학교 체제가 그런 식으로 바뀌면 이번엔 중학생들이 그런 무한경쟁에 내몰리고 국제중학교의 설립은 초등학생까지 입시경쟁으로 내몰게 될 것이다.

그러나 국제중 설립에 대한 전교조 측의 이 같은 반대 입장에도 불구하고 서울시교육청은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국제중) 설립을 인가하겠다”는 태도다.

국제중과 같은 특구목적중학교의 설립이 “공교육 정상화에 도움이 될뿐더러 가장 효율적인 인재양성 프로그램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대해 관련 학부모들은 “참교육을 실천한다는 전교조가 교육 실수요자들의 목소리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있다”며 전교조의 국제중 설립 저지 방침에 불만을 내비쳤다.

한편 서울시교육청은 현재 국제중 설립 인가에 대한 심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다음달 7일 서울시 교육위원회 정례회의에 해당 안건을 넘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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