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 저유가에 ‘웃고’ 금리인상에 ‘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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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업계, 저유가에 ‘웃고’ 금리인상에 ‘울고’
  • 김백선 기자
  • 승인 2015.12.22 14: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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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유가에 항공사 실적 개선··달러 부채 많아 금리인상은 부담

[매일일보 김백선 기자] 항공업계가 저유가와 금리인상 등 대외적인 영향으로 좌불안석이다.

최근 지속되고 있는 저유가는 항공사의 순익을 크게 높일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는 한편, 미국의 금리인상 여파로 국내 항공업계의 중장기적으로 재무적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항공사들은 상반기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악재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저유가 영향으로 실적을 개선하고 있다.

실제 대한항공은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이 4767억원을 기록했다. 아시아나항공과 저비용항공사(LCC)인 제주항공은 각각 849억원, 474억원의 영업익을 거두고 있다.

내년에도 이 같은 흐름은 이어질 전망이다. 전 세계 항공사들의 단체인 국제민간항공운송협회(IATA)는 내년 항공업계의 순이익이 내년 사상 최대 수준인 363억달러로, 올해보다 10%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통상적으로 유류비는 항공사 영업비용의 약 3분의 1을 차지, 기름값이 낮아질수록 항공사 이익은 커지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토니 타일러 IATA 사무총장은 “항공업계가 마침내 수년간의 자본잠식을 뒤로하고 투자자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최소한 수준의 순익성을 갖추게 됐다”면서 “이제 항공산업은 탄탄한 금융·영업성과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타일러 CEO는 대다수 항공사들이 여전히 조심스러운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저유가 상황이 내년 이후에는 종식될 가능성이 높은 데다 미국의 금리인상이라는 악재가 겹쳐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의 금리인상 여파로 국내 항공사들은 중장기적으로 재무적 부담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항공사는 값비싼 항공기를 돈을 빌려 구입하는 업의 특성으로 달러 차입금이 많고 외화부채가 상당 비중을 차지해 금리가 오르면 이자 부담이 늘어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의 3분기 기준 차입금은 15조4900억원이다. 이 가운데 약 10조759억원이 달러로 표시된 차입금이다. 대한항공은 지난 3분기까지 2620억원의 외환차손을 기록했다.

금리 인상을 통해 달러 가치가 상승하고 원화의 가치가 하락하면 원화로 환산되는 규모도 늘어나게 된다. 이자 부담 또한 커진다. 대한항공은 변동금리가 1% 오르내릴 경우 1040억원의 손익이 발생한다.

아시아나항공도 마찬가지다. 아시아나항공의 3분기 기준 달러 부채는 1조1550억원 규모로, 3분기에는 원화 약세로 인한 외화 환산 차손이 1367억원 발생하며 순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항공사들은 미국의 금리인상이 점진적·단계적으로 시행되고, 헤지(Hedge, 위험회피) 계약과 금리스왑 계약 등 급변하는 시장상황에 맞춰 실적의 부침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 놓았기 때문에 부담은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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