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르포 ‘막가는 노래방’ ‘마이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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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르포 ‘막가는 노래방’ ‘마이크가 없다’
  • 이재필 기자
  • 승인 2006.05.1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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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딸방-룸살롱 뒤 잇는 신종 퇴폐 업소로 전락
[매일일보=이재필 기자] 노래방의 퇴폐 영업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노래방 여성도우미들이 나체쇼를 벌이는가 하면 손님들에게 유사 성행위를 해주는 등 불법 음란 영업이 성행하고 있다.

이에 경찰은 ‘최근 노래방의 음란·퇴폐영업이 위험수위를 넘고 있고 이를 위해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노래방 업주들은 이러한 경찰의 입장을 비웃듯 퇴폐 영업을 통해 자신들의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성특법 발효 이후 겉으로 보이지 않고 음지 속으로 사라진 성매매는 이제 노래방으로 흘러들어 기존의 성매매 루트를 바꾸고 있다. 대딸방, 하드코어룸살롱, 안마시술소 등 기존의 성매매업소에 퇴폐 노래방이라는 새로운 이름이 추가되고 있는 것이다.

노래방 도우미의 스트립

서울 한 노래방. 이곳의 겉모습은 여느 노래방과 다를 바가 없다. 10개 남짓한 객실에 소파, 테이블 등 다른 노래방에서 볼 수 있는 것과 똑같다. 그러나 이곳에서는 여타 노래방에서는 볼 수 없는 것을 볼 수 있다. 그것은 바로 노래방 도우미의 스트립쇼.

일반 노래방에서 도우미들이 그냥 남성들과 어울려 노래와 춤을 서비스로 하였다면 이 곳 퇴폐 노래방에서는 여성 도우미들이 옷을 벗고 남성들에게 나체를 서비스한다.

친구들과 가끔 술을 먹고 2차로 이 노래방에 들른다는 회사원 김 모씨. 김 씨는 이곳에서 받는 서비스는 가격대비 만족이라고 전한다. 7만원이라는 적은 돈으로 친구들과 만족할 만한 누드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

김 씨는 “이 곳에 맨 처음 왔을 때는 그냥 일반 도우미들인 줄 알았다. 그러나 노래가 시작되자 정신을 못 차렸다”며 “노래가 시작되자 갑자기 옷을 하나 둘 벗기 시작했다. 노래 하나에 옷 하나씩. 결국 4곡 정도의 노래가 흐르자 도우미는 알몸이 되었다”고 전했다.

이어 “알몸이 된 도우미는 갑자기 테이블 위를 치우더니 그 위에서 다리를 벌리거나 섹시 댄스를 추는 등 화끈한 모습을 보여줬다”며 “노래방에서 이런 서비스를 받을 줄 누가 알았겠는가. 거기에 가격도 저렴하고 친구들과 그 이후 당골이 됐다”고 퇴폐 노래방에 대해만족감을 드러냈다.

실제로 이날 김 씨 일행이 쓴 돈은 1십 3만 5천원. 이는 노래방값 3만원, 맥주 값 3만원 5천원, 누드 도우미 7만원의 합계다. 이날 김 씨를 포함한 3명이 퇴폐 노래방을 즐겼으니 1인당 4만원씩 부담한 셈이다. 대딸방이나 룸살롱에 비해 가격 경쟁력은 월등히 높은 것은 사실이었다.

이 노래방 사장 이 모씨는 “서민들이 즐길 수 있게끔 컨셉을 잡았다”며 “적은 돈으로 좋은 서비스를 즐길 수 있다는 장점에 많은 남성들이 찾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기자의 불법 퇴폐 영업인 것은 알고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 씨는 “알고 있다”고 대답하며 “알고는 있지만 어쩔 수 없다.

우후죽순 늘어난 노래방들 때문에 일반 아이템 가지고는 먹고 살기 힘들다. 그래서 나온 것이 도우미 인데 이마저도 대딸방, 룸살롱에 밀려 설자리를 잃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우리도 살려면 그에 못지않은 경쟁력을 키워야 하지 않겠는가. 그래도 성행위는 하지 않으니 그나마 괜찮은 것 아닌갚라고 자신의 불법 영업을 합리화 시키려 했다.

그러나 이 씨의 말대로 누드 스트립은 정말 양반이었다. 대딸방과 같이 유사성행위를 하는 노래방도 있으니 말이다.

노래방 대딸방으로 변신?

또 다른곳에 위치한 한 노래방. 이 곳 역시 일반 노래방과 별 다를 게 없는 구조였다. 단지 특징이 있다면 모든 고객이 남성이었다는 것. 여성 고객은 한명도 눈에 띄지 않았다.

이 노래방을 이처럼 남성들이 가득 메우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유는 간단했다. 그것은 바로 이 업소에서 대딸방과 같은 유사성행위를 서비스로 시행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곳의 대딸 서비스는 남성들로 하여금 이곳을 붐비게 하고 있었다.

자영업을 하는 박 모씨는 이곳의 대딸 서비스에 큰 호응을 보내고 있었다. 박 씨는 “사실 대딸방이라고 대놓고 다니면 좀 그렇잖아. 여긴 그래도 노래방이잖아”라며 “여기 노래 부르러 오는 사람 없어. 다 (대딸)서비스 받으려고 오는 거지. 가격도 싸고 그에 비해 괜찮은 서비스를 해줘”라고 전했다.

이 업소에서 서비스를 받고 나온 김 모씨 역시 이 곳의 서비스가 마음에 든다. 김 씨는 “내가 봤을 때 대딸방이나 비싼 돈 주고 룸살롱 가는 것 보다는 여기 오는 것이 훨씬 좋은 걸”라며 “술 한 잔 걸치고 그냥 부담 없이 와서 노래와 함께 즐기다 가면 되니까 뭐 그냥 일종의 접하기 쉬운 유흥 장소지”라고 말했다.

그럼 왜 이곳에서는 대딸 서비스가 이루어지는 것인가. 이곳에서 일하는 도우미 박 모양을 통해서 퇴폐 노래방의 구조를 알 수 있었다.

박 양의 설명에 따르면 일반 도우미처럼 각자 대기하고 있다가 노래방에서 연락이 오면 출근한다. 여기서 손님이 대딸 등 유사성행위를 요구할 시에는 그들은 추가 요금과 함께 유사성행위를 해준다.

그녀는 “일반 도우미로는 요새 먹고 살기 힘들어요”라며 “한 번 1시간가량 뛰어야 만 원 정도 받을까 말까 한데 이 대딸 서비스는 한 번 하면 5만 원 정도 수중에 들어오니까 도우미들이 이걸 선호하죠”라고 전했다.

이어 “어차피 손님들 상대하며 이 꼴 저 꼴 다보는 거 그럴 거면 돈
도 많이 벌고 짧은 것으로 하는 것이 좋죠. 그리고 이윤도 많이 남으니 업주도 이를 선호하죠”라며 일반 도우미들은 물론 업주들도 대딸을 선호하고 있음을 밝혔다.

박 양은 또한 일부 도우미들이 대딸을 넘어 성매매까지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살짝 귀띔해줬다. 사창가를 비롯한 룸에서 활동하던 직업여성들이 노래방 도우미로 유입되면서 이들이 각 노래방의 경쟁력을 살리기 위해 성매매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박 양의 이설명이다.

퇴폐 노래방. 그 피해

스트립, 대딸, 섹스 등 노래방의 급속한 퇴폐 영업화의 가장 큰 문제는 가정불화이다. 쉽게 접할 수 있는 노래방이라는 특성상 남성들이 거리낌 없이 쉽게 성매매를 행할 수 있다는 지적과 동시에 이는 바로 가족 파괴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분당에 살고 있는 김 모씨는 퇴폐 노래방에 출입하는 남편 때문에 머리가 아프다. 김 씨는 “남편이 툭하면 퇴폐 노래방에 간다. 친구들과 노래방에 갔다 온다고 하지만 내가 모르는 게아니다. 그럼에도 이렇게 퇴폐 노래방에 빠져 있는 남편을 보면 속이 탄다”고 전했다.

서울에 거주하는 박 모씨는 퇴폐 노래방으로 인해 남편과의 이혼을 고려중이다. 박 씨는 남편이 노래방 접대부에 빠져 헤어 나오질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남편이 도우미 아가씨와의 섹스에서 헤어 나오질 못하고 있다. 상황이 이 정도까지 됐으면 어쩔 수 없지 않은가. 이혼 밖에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사회적으로 퇴폐 노래방이 문제가 되고 있는 지금. 이를 해결할 확실한 대책이 필요한 실정이다.

퇴폐 업소들. 왜 늘어나는가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성매매 예방과 단속, 자활 지원 등에 대한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허경미 계명대 경찰행정학부 교수는 "일제 단속기간을 정해 집중단속하게 되면 퇴폐업소들은 그동안만 숨죽이고 있다가 다시 고개를 든다"며 "꾸준한 단속을 통해 당국의 법 집행 의지가 얼마나 확고한 가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업주들과 직업여성들은 퇴폐 업소 대책에 대해 전문가들과는 다른 의견을 내비췄다. 이들은 성특법과 업체들의 과도한 경쟁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래방에서 도우미로 활동하고 있는 김 모양은 성특법 발효 이후 각종 변태 업종들이 우후죽순 늘어났다고 전했다.

김 양의 설명에 따르면 성특법 발효 이전에는 남성들이 성욕을 풀 수 있는 장소가 공개적으로 마련되어 있었고 이를 숨길 필요가 없었다는 것. 그러나 성특법 발효 후 직업여성들이 음지로 숨어들었고 겉으로 드러나던 전과는 다르게 안으로 숨어버린 성매매는 오히려 드러나지 않는 만큼 저질 퇴폐적으로 변해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녀는 “성특법 이전에는 요즘처럼 대딸이니, 하드코어니 이런 거 극소수에 불과했어요. 그런데 이 성특법이 시작되고부터 우리 직업여성들이 대놓고 장사를 할 수가 없잖아요”라며 “법에 안 걸리려고 법을 피해가는 대딸이니 오럴이니 유사성행위 업소가 생기고 있는 거예요. 교묘히 피해가는 거죠. 오히려 성특법이 퇴폐 영업을 부추기고 있다고 생각해요”라고 전했다.

이어 김 양은 “성특법 이후 남성들이 하는 성매매는 불법이예요. 그런 남성들이 ‘어차피 불법일 거면 좀 더 자극 적인 것을 하자’라는 생각을 갖고 있어요”라며 “이런 소비자의 기대에 맞춰 성매매 업주들은 변태 섹스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고요. 이거 참 어이없게 생각과는 다르게 돌아가고 있죠”라고 성특법이 오히려 퇴폐영업을 부추기고 있음을 설명했다.

성특법 실행 이후 오히려 성매매와 관련된 사건 사고가 많이 일어나고 있는 만큼 김 양의 주장도 신빙성이 없어 보이지는 않는다.
여의도에서 노래방을 운영하고 있는 이 모씨는 업체 간의 과도한 경쟁이 퇴폐영업의 불씨를 당긴다고 전한다.

이 씨는 “노래방도 그렇고 룸살롱도 그렇고 지금 굉장히 많은 수의 업소가 장사를 하고 있다. 이들이 각자의 분야에서 살아남으려면 경쟁을 할 수 밖에 없는데 여기서 업체들이 퇴폐를 컨셉으로 잡는다”며 “노래방에서 대딸이나 스트립을 하는 것은 이러한 상황에서 이미 예상된 진로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강남에서 안마시술소를 운영 하는 박 씨 역시 이 씨의 주장에 동의 했다. 박 씨는 “밖에 나가보라. 유흥가 일색이다. 이런 상황에서 각 업체들이 살아남으려면 경쟁력 있는 아이템 밖에는 수가 없다”며 “각 업체들이 이를 알고 새로운 섹스 아이템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는 바로 수익과 직결되기 때문에 퇴폐니 변태니 이런 건 안중에도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불법이라는 건 알고 있다. 그러나 어쩔 수 없다. 법 다 지키면 이 바닥에서는 망하는 걸 기다리는 것 밖에 안 된다”며 “이들의 경쟁을 막기 위해서는 대책 없이 늘어나는 유흥업소의 난립을 막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전했다.

hwonan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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