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금융권 연말인사, '여풍' 물꼬 트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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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금융권 연말인사, '여풍' 물꼬 트이길
  • 이경민 기자
  • 승인 2015.12.15 10: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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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부 이경민 기자

[매일일보 이경민 기자] 새해를 앞두고 금융권의 연말인사가 한창이다. 최근 금융권에 부는 성과주의 바람이 임원 인사에도 대폭 반영되고 있는 한편 여성 임원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한화그룹이 지난 6일 실시한 ‘2016 임원 인사’에서는 첫 여성임원이 등장했다. 김남옥 상무보가 신임 상무로 승진해 그 주인공이 됐다.

지난 13일 조직개편을 실시한 신한카드 역시 모바일사업 전담본부(BU) 본부장으로 ‘코드9 추진팀’ 김효정 팀장을 발탁했다. 신한카드에서 여성을 본부장에 임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말인사뿐만 아니라 여성 기업인의 행보는 당당하다.

지난 9월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Fortune)’이 뽑은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기업인’에 권선주 IBK기업은행장이 선정됐다.

국내서 비오너임에도 불구하고 국내 최초로 ‘여성 CEO’ 타이틀을 거머쥔 권 행장은 변화와 혁신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유리천장’이 여전히 두텁기만 하다.

실제 지난 9월 금융감독원이 제출한 11개 시중은행 및 특수은행의 ‘남·녀 임직원 성비 및 평균연봉’ 자료에 따르면 11개 은행의 임원 총 304명 중 여성은 단 20명(6.6%)에 불과하다.

산업은행과 농협, 외환은행에는 여성임원이 한 명도 없었고 하나은행과 신한은행, 수협은 1명이었다. 기업은행은 4명로 가장 많았다.

임금 수준에서도 남녀 직원 간 격차가 여전히 컸다. 여성직원의 평균연봉은 지난해 말 기준 6130만원으로 남성 직원 평균연봉의 63% 수준이었다.

이에 업계는 단기적으로 눈에 보이는 인사를 내는 것보다 장기적인 계획을 통해 여성인력을 육성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사회적 분위기에 휩쓸려 지난 2013년 권 행장을 시작으로 상당수 시중은행들이 여성임원 배출에 동참했지만 인력 공백이 불가피하다.

다른 업계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은행권이 그동안 여성인재 육성에 소홀했기 때문이다.

금융업의 경우 주요 업무에 있어서 경쟁사나 다른 업계에서 인재를 영입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인력을 키우지 않으면 인재 확보가 어렵다.

또 직급이 올라갈수록 육아 가정 등의 이유로 여성인력 비중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물론 금융권의 자성적인 노력은 이어져왔다.

올해 시중 은행들이 경력단절 여성을 포함한 채용 계획을 발표·실시했으며 ‘여성이 일하기 좋은 직장’ 만들기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또 그룹 내 여성인력을 위해 다양한 활동도 실시한다. 한화그룹의 ‘2015 한화 위드(WITH) 콘퍼런스’가 대표적이다.

올해로 두 번째 실시된 ‘2015 한화 위드(WITH) 콘퍼런스’는 여성 직원들에게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 자발적인 동기 부여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마련됐다.

여성 인사에게 거는 업계의 기대는 상당하다. 여성 임원의 비중이 적다는 세간의 지적 속에 이들이 ‘여풍’의 물꼬를 틀 수 있을지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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