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安龍이나르샤…‘생각’ 속 혁신 구현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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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安龍이나르샤…‘생각’ 속 혁신 구현될까
  • 이창원 기자
  • 승인 2015.12.14 14: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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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주자 지지율 16개월 만에 10% 회복
安 탈당, 與野 긴장 분위기
▲ 정치부 이창원 기자.

[매일일보 이창원 기자] 용은 물 속에서 때를 기다릴 때에는 조금의 미동도 하지 않고 있다가 승천할 때에는 순식간에 천둥번개와 바람을 동반하며 세상을 놀라게 한다고 한다.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되며 야권의 잠룡으로 구분되는 안철수 전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의 공식 탈당 선언 후 딱 그런 모습이 연출된 듯하다.

안 전 대표는 지난 13일 기자회견을 갖고 “이제 당 안에서 변화와 혁신은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오늘 새정치연합을 떠난다”면서,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는 정치세력을 만들겠다. 그러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할 것이다. 지켜봐달라”고 밝혔다.

안 전 대표의 탈당은 지난 4‧29재보선 이후 문재인 대표와 ‘당내 혁신’과 관련해 첨예하게 대립해왔고, 마지막 제안인 ‘혁신전당대회 개최’를 문 대표가 거부하면서 정치권에서는 이미 예상된 수순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 전 대표가 탈당하자 야권의 대대적 지형변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천정배‧박주선‧박주영 등 ‘야권 신당’ 세력은 안 전 대표의 탈당을 환영하며 자신들과 함께 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안 전 대표가 신당을 창당하고 내년 총선을 준비하기에는 물리적으로 시간이 부족한 만큼 ‘통합 창당’은 불가피해 보인다.

또한 안 전 대표가 기자회견에서 밝힌 ‘정권교체’의 목표를 위해서는 야권 세력의 통합은 반드시 필요한 요소이다.

신당 세력 이외에도 새정치민주연합 내 안 전 대표의 측근 의원들과 비주류 의원들의 ‘연쇄 탈당’의 규모가 30~40명 정도로 알려지고 있는 만큼 내년 총선까지 ‘안풍(安風) 효과’가 거세게 몰아칠 것으로 전망된다.

안 전 대표의 탈당으로 여권도 긴장감을 늦추지 않는 모습이다.

안 전 대표의 탈당 기자회견 직후 새누리당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현안 브리핑을 통해 “새정치연합 안철수 전 공동대표와 문재인 현 대표의 입장이 무엇이든 간에 왜 하필이면 선거를 앞두고 이렇게 갈등을 노골화하느냐”면서 “내년 20대 총선을 겨냥한 야권 단일화를 위한 정치적 제스처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불편한 심정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선거의 관심사가 안 전 대표와 신당, 그리고 새정치민주연합의 정치적 역학으로 모아지는 것을 경계하고 나선 것이다.

뿐만 아니라 14일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의 발표에 따르면 안 전 대표의 대권주자 지지율은 16개월 만에 10%(10.1%) 지지율을 회복했다.

이 조사는 안 전 대표가 탈당 선언 전 문 대표와 혁신전대를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던 시기(지난 7~11일)에 이뤄진 것이어서 안 전 대표의 지지율은 탄력을 받고 솟구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지난 대선에 ‘새정치’를 핵심 공약으로 한동안 우리사회에 신드롬을 일으켰던 장본인인 만큼 기존 정당인 민주당과 함께 하는 것에 대해 불만을 가졌던 ‘숨은 지지자’들이 다시 모일 가능성도 존재한다.

또한 비록 대선주자였지만 초선 의원으로의 한계와 ‘순수한’ 정치 행보가 지적됐던 3년 전과는 달리 ‘강철수’(강한 안철수, 이전의 ‘철수정치’ 이미지에서 벗어나 최근 강한 발언과 행보로 인해 붙은 별명)로 변한 지금 안 전 대표의 ‘새정치’가 가능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증폭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물론 안 전 대표에게 앞으로 펼쳐진 길은 그의 말대로 ‘나침반도 지도도 없는’ 험난한 길일 것이다.

최근 인기 중에 방영 중인 드라마 ‘육룡이나르샤’에 “난세엔 세 종류의 사람이 있다. 난세의 희생자, 난세와 싸우는 자, 난세를 타는 자. 난세를 타는 자들이 난세를 더욱 악화시킨다”는 대사가 나온다.

‘정치인이 불행해야 국민이 행복하다’란 말처럼, 처음 정치에 입문하며 밝혔던 ‘생각’처럼, 치열하게 난세와 싸워졌음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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