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쉼없이 일해도 살기 빠듯한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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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쉼없이 일해도 살기 빠듯한 나라
  • 정두리 기자
  • 승인 2015.11.05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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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리 기자 / 경제부

[매일일보 정두리 기자] 우리나라가 쉼없이 돌아가고 있다. 나날이 일하는 시간이 늘어가는 고달픈 현실 때문이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견줬을 때 더욱 확연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1인당 평균 실제 연간 근로시간’ 통계에 따르면 2014년 전체 취업자(시간제 근로자 포함)의 1인 평균 근로시간은 2124시간으로 OECD 회원국 34개국 가운데 멕시코(2228시간)에 이은 2위에 올랐다.

한국인 취업자들의 근로 시간은 OECD 평균 1.2배에 해당했다. OECD 회원국 평균(1770시간)보다 연간 354시간 더 많이 일하는 것으로, 주당 평균 6.8시간 더 노동하는 셈이다.

지난해 1인당 평균 근로시간이 가장 짧은 나라인 독일과 비교하면 과한 느낌마저 든다.

독일은 지난해 1인당 평균 근로시간이 1371시간에 불과했다. 한국인이 8개월 일한 것과 같은 수준이다.

근로자 노동시간이 짧은 나라는 1위 독일을 비롯해 네덜란드(1347시간), 프랑스(1387시간), 벨기에(1430시간), 오스트리아(1440시간) 순이었다.

이들 국가의 근로자들에 비해 우리나라 근로자들은 노동에 있어 물리적으로 시간을 더욱 쏟아붓는다.

그렇다고 우리나라가 부강하다는 느낌을 안고 살까.

우리나라 국민의 소비심리와 경제전망은 세계 61개국 가운데 가장 비관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닐슨코리아가 올해 3분기 61개 나라 3만명 이상의 온라인패널을 대상으로 소비 심리·경제 전망·지출 의향 등을 조사한 결과, 한국의 소비자 신뢰지수는 49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두 분기 연속 꼴찌 신세다.

이번 조사에서 한국인의 79%는 “향후 12개월간 개인 재정상태가 나쁘거나 좋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인 10명 중 8명은 내년에도 경제적인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다는 뜻이다.

‘쉼없이 일해도 살기 빠듯하다’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들려온다. 이러한 불평등하다는 생각이 우리나라 국민들이 갖는 ‘인지상정’으로 자리잡을까 걱정이 앞서는 대목이다.

불평등은 때론 성장을 위한 유인책이 될 수도 있다곤 하지만, 그 수준이 너무 높아져 버린다면 순기능을 말하기엔 설득력은 떨어지기 마련이다.

결국 우리 정부가 지혜를 모아 국민의 민생문제를 우선으로 챙기고 어려운 삶을 보살필 수 있도록 머리를 맞대길 바랄 뿐이다.

현재 노동개혁을 비롯한 4대 개혁과 경제활성화를 외치고 있는 정부가 정권 입맛에 맞는 법안처리에만 급급한 건 아니었음 한다. 지쳐가는 국민을 위해 올바른 길을 제시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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