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고) 이산화탄소 가스로 통증 줄여…내시경 시술 시 효과
상태바
(독자기고) 이산화탄소 가스로 통증 줄여…내시경 시술 시 효과
  • 가천대 길병원 정준원 교수
  • 승인 2015.11.03 16: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매일일보]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가장 흔한 위암은 조기발견과 치료가 중요하다.

위암은 갑상선암을 제외한 암종 중 가장 발병률이 높다.

하지만 생존율이 90%를 상회하는 갑상선암과 달리 5년 생존율은 현격히 낮다. 실질적으로 국민보건을 가장 위협하는 암종인 셈이다.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우리나라 위암 발병률은 인구 10만 명당 3만 847명으로 갑상선암 4만 4007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반면 5년 생존율은 위암이 42.8%로 갑상선암 94.2%에 비해 낮다. 3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대장암 54.8%에 비해서도 낮다.

위암은 수술적 치료를 통해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

조기 위암과 위선종인 경우일 때는 이전 수술 대신 내시경으로 위암 전구 병병인 선종과 암을 치료할 수 있다.

내시경점막하박리술(ESD)은 의료진이 내시경을 통해 병변을 발견하면 위암과 위선종을 병변 주위 점막을 부풀린 다음 특수한 기구를 이용, 병변을 잘라내는 치료방법이다.

가천대 길병원 소화기내과 정준원 교수는 “과거 위암 수술 시 전신마취와 개복수술이 반드시 필요했지만, ESD를 통해 개복 수술 없이도 암을 치료할 수 있게 됐다”며 “시간과 비용, 부작용이 적고, 회복도 빠르며 위의 기능을 최대한 보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 이산화탄소로 통증 줄인다

ESD 시술 시 일반 공기 대신 이산화탄소(CO₂)를 사용하면 통증이 줄일 수 있다.

시야 확보를 위해 주입하는 일반 공기가 장을 지나치게 팽창시키는 걸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가천대 길병원 소화기내과 정준원 교수팀이 2012년 5월부터 2014년 8월까지 선종이나 조기 위암으로 ESD 받은 총 110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연구는 환자들을 이산화탄소주입군 54명, 일반 공기주입군 56명으로 나눠 진행했다.

이후 두 군의 복부통증 정도를 시각통증척도(VAS) 통해 시간대별로 기록했다. 또 부작용 발생률, 복부둘레, 진정제 처방량, 진통제사용량을 평가했다.

연구 결과, 이산화탄소 주입군의 복부통증 정도는 시종일관 낮았다. 또 시간이 흐름에 따라 통증 경감 속도도 컸다.

복부통증에 대한 시각통증척도 점수는 시술 1시간 후 이산화탄소군은 35.2점, 일반 공기군은 48.5점으로 차이가 났다.

이후 3시간 후 이산화탄은 27.8점, 일반 공기군은 42.5점, 6시간 후에는 이산화탄소군은 18.4점, 일반 공기군은 34.8점이었다.

시술 후 하루가 경과한 뒤 이산화탄소군은 9.2점으로 통증 정도가 경미한데 비해 일반 공기군은 21.9점에 달했다.

또 수술 후 진통제가 필요한 사람은 일반 공기군이 이산화탄소군 보다 많았다. 이산화탄소군은 22%, 공기군은 42.3%였다.

일반 공기군의 통증지수가 높은 이유는 과다하게 주입된 일반 공기가 장을 팽창시켜 수술 후 통증과 불편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일반 공기와 달리 이산화탄소는 장점막으로 신속하게 흡수돼 장의 팽창 시간을 단축시킨다. ESD은 의료진이 장내공간을 충분히 관찰할 수 있도록 실내 일반 공기를 장내에 주입해 이뤄진다.

정준원 교수팀(제1저자 김수영 전임의)의 연구 결과는 ‘위내시경점막하박리술시 CO₂의 효능: 무작위 이중맹검 비교연구’라는 논문으로 GASTROINTESTINAL ENDOSCOPY 지에 최근 게재됐다.

◆ 위암, 조기 발견과 치료가 중요

위암은 발생률이 높고 생존율이 낮아 조기발견과 조기치료가 중요하다.

위는 점막층, 점막하층, 근육층, 장막층으로 이뤄져 있다. 암이 가장 안쪽인 점막층과 점막하층에 발생했을 때 초기 위암으로 부른다.

치료시기를 놓쳐 암이 자라면서 점막하층, 근육층, 장막층을 침범하면 진행성 위암이 된다. 진행성 위암은 암 세포를 위벽 밖으로 퍼트리고, 림프절이나 혈관을 통해 다른 장기로 이동시킨다. 암 세포가 다른 장기로 이동하면 전이암이 된다.

위암의 생존율은 진행정도에 따라 다르다. 5년 생존율은 암이 위에만 머물러 있는 ‘국한 위암’은 전체 94.6%에 달한다.

하지만, 암이 위 주위 장기, 인접 조직, 림프절을 침범한 ‘국소 위암’일 때는 58.3%로 저하된다. 암이 멀리 떨어진 다른 장기에 전이된 ‘전이 위암’은 5.7%로 크게 낮아진다.

여전히 위암은 진행된 뒤에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환자는 ‘국소 위암’이 여전히 절반을 조금 넘긴 56.8%를 차지한다.

나머지 ‘국소 위암’이 24.2%, ‘원격 위암’이 11.7%를 차지하고 있다.

무엇보다 위암은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다. 명치 부위의 불편감이나 소화불량 증세 정도만 있을 뿐 위염이나 위궤양 정도로 오인된다.

결국 암이 진행되고서야 발견되는 게 대부분이다.

정준원 교수는 “증상이 없더라도 내시경 또는 조영술을 정기적으로 통해 위암을 조기에 발견,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40세 이후에는 2년에 한번 위내시경을 받는 게 좋다”고 말했다.

◆ 생활습관 개선으로 예방해야

위암 예방을 위해서는 올바른 식습관이 중요하다.

짜게 먹으면 위암 발생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싱겁게 먹어야 한다. 소금에 절인 음식이나 태운음식은 피하고, 신선한 과일과 야채를 많이 먹어야 한다.

또한 헬리코박터균도 위암의 주요 원인이기 때문에 감염 시 치료해야 한다.

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위암 발생을 완벽히 차단할 수 없다. 정기 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하고 초기 단계에서 치료하는 것이 현명하다.

정준원 교수는 “현대인은 맵고 짠 음식, 과식, 과음하는 습관이 있어 위암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며 “정기검진과 더불어 평소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위암을 예방해야 한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