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고분양가 논란, ‘부메랑’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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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고분양가 논란, ‘부메랑’ 우려된다
  • 김창성 기자
  • 승인 2015.11.01 10: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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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설부동산부 김창성 기자

[매일일보 김창성 기자]“최근 완공된 초고층 고분양가 주상복합 아파트들이 나중에 재건축 연한이 됐을 때, 그 건물들을 재개발하는데 소요될 건설사들의 천문학적인 비용이 얼마나 될지 솔직히 가늠도 안 됩니다. 다들 어쩌려고 그러는지......”

최근 만난 한 건설사 관계자는 초고층·초호화 단지로 지어진 전국 곳곳의 고급 주상복합 아파트를 바라보는 솔직한 심정을 이 같이 밝혔다.

1970년대 경부터 본격적으로 전국 곳곳에 들어선 아파트들은 대부분 층수가 높아봐야 10여 층에 불과 했지만, 2000년대 들어 각각 준공된 서울 도곡동 타워팰리스와 삼성동 아이파크 등을 필두로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 건설 붐이 일기 시작하며 이후 지어진 대부분의 아파트들은 20층을 훌쩍 넘긴 초고층 타워형 아파트로 건설됐다.

자연스레 분양가도 고공행진을 이어갔고, 최근 부산 해운대에서 분양된 초호화 주상복합 아파트 엘시티는 전용면적 320㎡의 3.3㎡당 분양가가 7000만원을 넘으며 고분양가의 정점을 찍었다.

고분양가는 건설사들이 내세우는 특화 설계와 뛰어난 입지 조건 등이 포함된 금액일 테지만, 서민들은 꿈도 못 꿀 이 같은 고분양가 논란은 사회적인 문제로까지 번지며 씁쓸함을 더했다.

고분양가 논란이 사그라 들지 않는 와중에도 ‘합리적인 가격’을 표방하며 분양에 나서는 건설사들의 열띤 홍보에 이 같은 단지를 찾는 분양 열기 또한 식지 않고 있어 눈길을 끌지만 이는 결국 부메랑으로 돌아올 위험성이 크다.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부은 만큼의 본전을 찾기 위해 각 건설사들이 고분양가를 책정했다면, 나중에 그곳을 재개발할 시점이 됐을 때 현재의 재개발 금액을 뛰어넘든 초유의 금액이 들 것이고, 그에 따라 분양가는 더 높게 갱신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는 건설사에게도 부담이고, 고분양가를 받아들여야 하는 수요자들에게도 큰 부담으로 작용된다.

특히 큰 돈 들여 고급 아파트에 입주한 사람들은 공공의 이익일 지라도 집값 하락 요소는 철저히 거부하는 ‘님비’와 집값 상승 요인은 철저히 취하려드는 ‘핌비’의 적절한 조화를 통한 집값 방어에 공을 들일 것이 분명하다.

또 이들의 입김은 인근 부동산 개발 등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쳐 향후 시세 상승에도 큰 몫을 담당하게 돼 돈이 돈을 낳는 악순환 반복은 분명해 보인다. 

더 높게, 더 멋있게 아파트를 짓는 당장의 일도 중요하다. 그러나 고분양가 논란의 부메랑은 향후 수요자뿐만 아니라,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건설사들에게도 돌아올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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