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햄·소시지 먹으면 암걸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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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햄·소시지 먹으면 암걸려요?”
  • 박동준 기자
  • 승인 2015.10.29 17: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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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육가공 업계가 최근 세계보건기구(WHO)의 발표 때문에 발칵 뒤집어졌다.

WHO의 산하연구소 국제암연구소(IARC)는 햄이나 소시지 같은 가공육을 석면과 같은 1군 발암물질로, 붉은 고기는 제초제 성분과 같은 2A군 발암물질로 분류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당장 관련 제품 매출은 20% 가량 급감했다.

하지만 이 같은 소란은 발표의 요지가 의도와 다르게 와전돼 전해졌기 때문이다.

석면과 제초제 얼핏 듣기만 해도 건강에 굉장히 유해한 물질과 같은 등급으로 놓여 육가공 제품과 붉은 고기가 절대 먹어서는 안 될 음식으로 대중에게 전달됐다.

연구소 분류에 따르면 1급과 2급은 1급은 확실하게 암을 유발할 수 있는 물질이고 2급은 가능성이 있을 수도 있는 성질을 지닌 것이다.

돼지고기와 소고기는 2급 발암물질이다. 정확하게 이들 물질과 암 유발에 대한 연관성이 규명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1급으로 분류된 육가공 제품도 하루에 50g 이상씩 섭취해야 대장암 발생이 18% 증가한다고 연구소는 발표했다.

한국육가공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1인당 연간 육가공품 소비량은 4.4kg 수준이다. 국제암연구소의 연구처럼 대장암 발생에 유의미한 양이 될려면 연간 18.3kg이라 현재 우리나라 국민과의 식생활과는 거리감이 있다.

물론 가공육이 1급 발암물질이란 연구소 결과 보도는 팩트 자체는 맞다. 하지만 술과 담배도 1급 발암물질이란 점은 초기 보도에서는 부각되지 않았다.

국민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워 주기 위한 차원에서 정보 전달 보도는 중요하다. 하지만 대중의 주목을 끌기 위해 자극적인 보도는 지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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