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마음 떠난 청춘에게 손짓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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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마음 떠난 청춘에게 손짓하길
  • 정두리 기자
  • 승인 2015.10.19 14: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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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정두리 기자]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마련된 청년희망펀드가 시행된지 한 달을 맞이하고 있다.

청년희망펀드는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위한 노사정 대타협을 계기로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제안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기부금은 펀드를 운용하는 청년희망재단의 청년일자리 사업 지원에 사용된다.

박 대통령이 ‘1호 가입’의 물꼬를 틀면서 사회지도층을 중심으로 청년희망펀드 가입 릴레이도 계속되고 있다. 펀드 모금액은 출시 20여일 만에 50억원을 넘어선 상태.

이와 함께 청년희망펀드의 모금액을 운영할 청년희망재단도 모습을 드러냈다. ‘한국청년기업가 정신재단’을 설립해 이사장을 맡고 있는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대표가 이사장에 선임됐다. 노사정 대표 4명과 소설가·일자리 전문가 등이 이사진을 꾸렸다.

한 달새 청년희망펀드 프로젝트가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고 있는 형국이다. 나아가 박근혜정부의 청년 일자리 창출 사업이 한층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고무적인 시그널도 들려오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금융권 ‘새바람’을 둘러싼 우려도 적잖다.

일각에서는 자발적 의사에 의한 순수한 기부로 추진돼야 할 청년희망펀드의 취지가 강제화 움직임으로 유도되어서는 안된다며 비판의 화살을 겨눴다.

시행 초기 금융권에서는 청년희망펀드 할당량을 강제하고 있다는 잡음이 일며 청년희망펀드 본연의 취지 훼손이라는 마뜩잖은 시선이 몰렸다. 이와 맞물려 법인이나 단체가입이 불가능한 청년희망펀드 활성화를 위해 사회 유명인사를 마케팅에 활용하는 은행들의 경쟁이 과열되면서 직원 영업압박 등 부작용이 노출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아무래도 청년희망펀드에 대한 ‘득과 실’이 공존하고 있는 모양새다.

그렇지만 청년 일자리 창출에 제동이 걸려서는 안 될일이다.

세계은행(WB)의 ‘청년 고용을 위한 해결책 - 2015 기본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전세계 청년인구(15~29세 기준)는 18억명으로 사상 최대다. 이 가운데 지난해 기준 실업자이거나 불완전 고용상태는 약 5억명 수준이다. 여기에 청년과 구직을 포기한 ‘니트족’까지 합치면 실업자 수는 총 6억2100만명에 달한다. 세계청년 ‘3분의 1’이 사실상 실업자인 셈이다.

WB는 각국 당국이 효과적인 청년고용정책을 마련하고 국제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를 넘어 세계경제가 청년 실업 문제로 신음하고 있는 것이 현주소다.

결국 중요한 건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라고들 한다.

다 크고 잘난 어른일이자도 처음에는 모든 일이 서툴고 불안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방향설정이 분명하다면 그때부터 희망은 시작된 것 일지 모른다.

정부는 청년희망펀드를 성공적으로 정착시켜야 또 다른 희망을 계속해서 불러올 수 있다는 소명의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일할 의사조차 없는 마음 떠난 이들로 굳어진 노동시장에 ‘도전’이라는 단비를 내려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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