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수입차 판매 전략 다시 생각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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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수입차 판매 전략 다시 생각할 때다
  • 김백선 기자
  • 승인 2015.10.18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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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부 김백선 기자.

[매일일보 김백선 기자] 수입차 전성시대가 도래했다. 이미 지난해 등록대수 100만대를 넘어선 수입차는 점유율도 매년 최고치를 경신하며 20%에 육박한 상황이다.

하지만 급성장에 따른 부작용이 서서히 드러나면서 최근 수입차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딜러마다 ‘들쑥날쑥’한 수입차 가격은 소비자들의 불만을 키워가고 있는 모양새다.

올해 1~8월 수입차 판매량은 15만8739대로 전년 동기(12만8817대)보다 23.2% 증가했다. 시장점유율도 16.26%로 전년 동기(14.15%)보다 2.11% 늘어났다.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올해 사상 처음으로 20만대를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수입차의 가파른 성장세와는 달리 가격정책은 국내에 처음 진출한 28년 전에 머물러 있는 것처럼 보일 정도다.

실제 아우디 A6 모델은 지난 4월 인하율 20%에서 6월 5% 수준으로 줄어든 바 있다. 1~2개월 사이에 1200여만원에서 200여만원으로 크게 줄어든 사례다.

이 같은 행태는 최근에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최근 배출가스 조작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폭스바겐 코리아는 10월 셋 째주부터 인기 모델인 티구안 등을 5%에서 최대 18%까지 할인하기로 했다.

BMW도 지난달 출시된 BMW ‘뉴 3시리즈’ 320d의 판매가를 4940만원에서 500~600만원의 할인가격을 제시하고 있다. 불과 한 달 만에 차 값을 10% 넘게 할인해 주는 것이다. 메르세데스 벤츠와 아우디 상황도 비슷하다.

수입차 업체들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차량 가격표를 알리고 있지만 판매 창구에 따른 가격이 제각각이다보니 수입차는 제값주고 사면 ‘호갱’이라는 소리까지 나온다.

여기에 수입차 판매 딜러들의 실적이 월 단위로 계산된다는 점도 할인율 변동에 영향을 주고 있다. 또 일부 딜러들의 경우, 정해진 판매량을 채우기 위해서 자기 이익 중 일정액을 포기하면서 차량 가격을 평소보다 많이 할인해주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이 같은 수입차 업체에 행태에 가장 크게 손해를 보는 것은 소비자다. 할인가에 유혹돼 무리하게 대출받거나 24~36개월 이자를 낸 후 차량 가격을 납부하는 ‘유예할부’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고객은 자동차 구매로 경제적 위기에 빠지고, 딜러사는 손해를 감수하는 상황이 시장을 더욱 왜곡하는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이 반복되면 자동차업계에 중·장기적인 손해를 끼칠 것은 분명해 보인다.

충성 고객의 재구매와 장기적인 수익이 중요 영역인 자동차업계는 과도한 할인 경쟁과 실적 만능주의 정책이 결국 총체적으로 부실이라는 결과를 낳지는 않을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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