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억’ 소리 나는 뉴스테이에 헛웃음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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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억’ 소리 나는 뉴스테이에 헛웃음만
  • 김창성 기자
  • 승인 2015.10.13 09: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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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설부동산부 김창성 기자

[매일일보 김창성 기자]“월세 보증금 1억을 걸어 놓고 ‘서민 주거안정 대책’ 이라고 하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냐?”

기업형 임대주택(뉴스테이)의 임대료 기준에 대해 기자가 최근 지인에게서 들은 말이다.

정부가 뉴스테이를 대대적으로 홍보하며 겉으로는 ‘서민·중산층’ 운운하지만 대체 어디에 그들을 위한 대책이 있냐는 그의 말에 다른 지인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지난달 착공에 들어간 첫 뉴스테이 대림산업의 e편한세상 도화는 전용면적 59㎡ 549가구, 72㎡ 608가구, 84㎡ 948가구 등 모두 2105가구로 조성되는데, 임대료는 전용면적 59㎡가 보증금 5000만원에 월세 43만원, 72㎡가 보증금 6000만원에 월세 49만원, 84㎡가 보증금 6500만원에 월세 55만원이다.

월 임대료 상승률은 연간 3%로 제한되지만, 일반 직장인들에게는 결코 만만치 않은 금액이다.

한화건설의 권선 꿈에그린의 임대조건도 e편한세상 도화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 곳의 초기 임대료는 59㎡가 보증금 7900만원에 월 임대료 46만4000원, 74㎡는 보증금 8600만원에 월 임대료 53만원이다.

이는 주변 시세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역시 서민들에게는 한숨만 나오는 금액이다.

뉴스테이 장소를 서울로 옮기면 월세 보증금은 더욱 기가 막힌다.

서울 중구 신당동에 공급되는 뉴스테이 59㎡의 임대료는 보증금 1억원에 월세 100만원, 서울 용산구는 84㎡가 보증금 7000만원에 월세 186만원, 영등포구 문래동 롯데푸드 공장 부지는 전용면적 84㎡가 보증금 1억원, 월세 119만원으로 서민들에게는 택도 없는 금액이다.

아울러 우리나라 중소득층 소득분위 5~8분위의 월 소득이 평균 292만원인 것을 감안하면 임대료가 지나치게 비싸다는 지적이 안 나올 수가 없다.

서민·중산층이 체감하는 임대료가 ‘바가지’ 수준이라는 일부 비판에도 청약자들이 대거 몰려 뉴스테이 흥행이 감지되기도 했지만, 이는 씨가 마른 전세, 8~10년에 이르는 거주기간 보장, 월 임대료 상승률 제한 등의 여건이 만들어낸 ‘함정’에 불과하다. 

언제나 말로만 떠들고 있는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서민들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응하고 있지만, ‘억’ 소리 나는 뉴스테이 정책이 과연 서민들의 ‘주거안정’을 위한 정책인지, 아닌지가 너무 확연하게 드러나 있어 씁쓸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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