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면세점 사회공헌활동 진실성 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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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면세점 사회공헌활동 진실성 있어야
  • 박동준 기자
  • 승인 2015.10.13 08: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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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연말 종료가 예정된 시내 면세점 허가를 앞두고 면세점 유치를 위한 각 그룹들의 사회공헌 홍보 활동이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특히 국내 최대 면세점 사업자 롯데그룹이 면세점 수성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모양새다. 오너일가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불거진 그룹의 국적 논란을 돌파하기 위해 대대적인 사회공헌을 택한 것이다.

여기에 관세청이 이번 면세점 특허 사업자 선정 평가에서 15% 가량을 ‘기업이익의 사회 환원 및 상생 협력’ 항목을 보겠다고 한 것도 사회공헌 홍보활동에 불을 지폈다.

12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인천공항 물류센터에서 롯데면세점 기자간담회를 주최하고 ‘상생 2020’을 선언했다. 앞서 글로벌 면세점 1위 사업자가 되겠다는 ‘비전 2020’을 발표하면서 포함됐던 사회공헌 활동을 따로 슬로건으로 뽑아내 중점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롯데는 중소·중견기업과 상생 및 취약계층 지원, 일자리 창출 등을 약속했다.

신 회장은 롯데그룹 회장으로서 롯데면세점이 해당 추진과제를 성실히 이행하도록 직접 지원하고 독려하겠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서울 시내 면세점 특허를 두고 롯데와 경쟁 중인 두산그룹도 롯데와 비슷한 내용의 사회공헌 계획을 발표했다.

영업이익의 최소 10%를 사회 환원 계획이 눈길을 끌 뿐 나머지는 롯데와 대동소이하다.

기업들의 사회공헌활동은 많으면 많을수록 칭찬받아 마땅하다. 다만 걱정되는 것은 이들의 공약(公約)이 공약(空約)에 그치지 않을까 라는 것이다. 단지 면세점 사업권 확보를 위해 현실성 없는 계획을 내세우는 것은 아닌지 내부적인 성찰이 있어야 할 것이다.

이날 행사가 열린 인천공항 물류센터 입구에는 피켓을 목에 걸고 신 회장에게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촉구하는 1인 시위자들이 여럿 군집해 있었다.

앞으로 한 달 면세점 사업자가 선정되고 면세점 특허가 만료되는 5년 후에는 또 이 같은 사회공헌 홍보활동이 되풀이 될 것이다. 그때는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촉구하는 사람과 피켓들이 없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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