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 카드? '글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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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 카드? '글쎄요'
  • 이재필 기자
  • 승인 2006.04.0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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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 소장파와 지도부의 갈등 나날이 격화
오세훈 전 의원 영입을 둘러싸고 한나라당내 갈등이 커지고 있다. 지금 후보들로도 충분히 여당과의 대결에서 승산이 있다고 보는 당 지도부와 강금실 전 장관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그에 대응할만한 인지도를 갖고 있는 오세훈 전 의원을 영입해야 한다는 소장파 사이의 대립이 격해지고 있다.

이에 당사자인 오세훈 전 의원은 10일 이후에 자신의 입장 표명을 밝힐 것으로 전했다.

강금실 전 법무장관이 열린우리당에 황제입당서를 제출, 서울 시장에 출마하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강 전장관은 각종 여론조사 결과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며 예상 서울시장 1위로 꼽히며 막강 파워를 보여주고 있다.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나타난 조사결과 강 전 장관이 35.3%로 1위 그리고 그 뒤를 한나라당의 홍준표(10%) 의원과 맹형규(9.8%) 의원이 추격하고 있었다.

강 전 장관의 이런 인기 몰이에 한나라당은 요즘 속이쓰리다. 당 지지율은 여당에 비해 높지만 인물 지지율에서 강 전 장관에 버금가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이에 한나라당에서는 요즘 강 전 장관에 대항하기 위해 오세훈 전 의원을 서울시장 후보로 내세우는 것과 관련해 많은 말이 들리고 있다.

여당 후보로 유력시되는 강 전 장관의 대항마로 오세훈 전 의원을 지지하고 있는 소장파와 ‘기존 후보들로도 충분히 싸움이 된다.’라고 주장하는 지도부의 갈등이 나날이 더해가고 있는 것이 바로 그 이유이다.

한나라당의 소장파들은 오세훈 전 의원을 지지하고 나섰다. 소장파 새정치수요모임의 박형준 대표는 ‘지금 나와 있는 우리 쪽 후보들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점점 식어가고 있다.’라고 지적하면서 ‘오 전 의원 영입이 거론되니까 강 전 장관과 각이 서기 시작한다.’며 오 전 의원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이와 관련해서 초선의원과 국가발전연구회, 중도파 일부 의원 등 소장파모임은 ‘경선을 전제로 한 영입추진’ 총의를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소장파 모임은 7일 오 전 의원을 만나 출마 의사를 확인한 뒤 8~9일 경기도 양평에서 초선의원 연찬회를 갖으며 이 문제를 집중협의 하며 공감대를 이룰 것으로 나타났다.

심재철 의원은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올 초 단순 지지도 조사에서 지금의 한나라당 예비 후보보다 굉장히 높은 2배 이상의 지지도를 보였다”며 “여전히 오세훈 변호사는 국민들에게 사랑을 받는 분”이라고 평하며 오 전 의원의 영입 필요성을 강조하며 오 전 의원 영입을찬성의 속내를 나타냈다.

이에 당 정보위원장 김정훈 의원은 ‘당 밖에서 이미지만 우아하게 가꿔온 사람이 당내에서 고생한 후보들을 제치고 무혈입성하려는 것은 당내에서 고생하고 있는 많은 당원들에 대한 모독이다.’라고 강하게 비판 하고 나섰다.

김 의원은 7일 주요당직자회의에서 ‘현재 당내에 훌륭한 후보들이 있는데도 막연한 이미지 만으로 영입을 운운하면서 당내 후보들을 깎아내리는 것은 당에 절대 이롭지 못한 패배주의적 발상이다.’라고 말하며 당내에서 일고 있는 오 전 의원의 서울시장 후보 영입에 반대 입장을 드러냈다.

또한 이와 관련해 한나라당 지도부의 압력이 시작됐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바로 한나라당 중앙당 공천심사위원회가 서울시장 후보 경선 일자를 오는 23일로 잠정 결정한 것이 바로 지적의 원인이다.
당초 오는 27일 또는 다음달 4로 예정 되어 있던 경선 일자를 앞당긴 것은 확실한 대답을 하지 않고 있는 오 전 의원에 대한 압박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하태열 한나라당 사무총장은 ‘상대 당의 서울시장 후보가 사실상 이미 확정된 상황에서 우리가 일정을 정하지 못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라고 말하며 ‘당 밖에서 경선 참여를 희망하고 있는 분이 있다면 이 일정을 감안해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오 전 의원의 영입설을 의식 한 듯 말했다. 덧붙여 ‘오 전 의원이 경선에 참여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힌다면 일정이 며칠 정도 더 미뤄질 수는 있겠지만, 당 행사 개최 등 법적인 부분 때문에 이달 말을 넘기기는 어려울 것이다’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오 전 의원은 ‘시대적 소명을 깊이 고민하고 있다.’고 전하며 ‘출마한다 해도 선거 준비기간이 너무 촉박한 것이 고민.’이라는 입장을 밝히며 아직 자신의 입장이 정확히 서있지 않음을 내비쳤다.

이번 서울시장 후보 문제와 관련해 당 지도부와는 전혀 연락한 적이 없으며 연락이 온 적도 없다 고 덧붙인 오 전 의원은 ‘오는 10일 아니면 늦어도 내주 초에는 입장을 밝히겠다.’ 고 전했다.

또한 출마 선언을 할 경우 경선 여부에 대한 질문에 ‘기본적으로 시간이 필요하다. 대의원을 접촉하기 위해 발품 팔아야 하며 시중 여론과는 다른 부분이 있는 점 등을 감안하면 솔직히 너무 늦었다.’라고 밝히며 시간이 너무 촉박함을 아쉬워했다.

오 전 의원의 영입과 관련해 한나라당내부에서 뜻이 맞지 않고 있는 가운데 오 전 의원의 참여 여부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한나라당 내부는 더욱 갈등이 심화 되고 있다.

지난 6일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오 전 의원의 영입과 관련해서 ‘경선 문이 열려 있으니까 오세훈 의원이 경선에 참여하고 싶다 하면 공심위 열어서 추가 공모하고 경선에 참여하면 되죠.’라고 밝히며 찬성도 반대도 아닌 입장을 표명했다.

만약 영입이 된다면 서울 시장과 관련해 강금실 전 장관의 인기를 오 전 의원이 잠재울 수 있을지.아니면 강금실의 인기 독주를 견제해보려는 한나라당의 여론 몰이식 단발성 이벤트로 끝이 날 것인지. 오 전 의원의 참여가 홍준표, 맹형규 의원의 앞으로의 행보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인지. 이번 영입 건을 놓고 정계는 물론 시민들도 관심이 곤두서있다.

이재필 기자(hwonan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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