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진정성이 요구되는 폭스바겐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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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진정성이 요구되는 폭스바겐코리아
  • 박주선 기자
  • 승인 2015.10.12 08: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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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부 박주선 기자.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세계 판매량 2위의 폭스바겐이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미국의 자동차 배기가스 환경 기준을 피하기 위해 꼼수를 부리다 적발된 것이다.

지난달 19일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폴크스바겐이 지난 2009년부터 6년간 미국에서 판매한 48만2000대의 디젤 차량에 배출가스를 저감시키는 소프트웨어를 장착해 차량 테스트를 통과했다면서 리콜 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폭스바겐이 전 세계적으로 1100만 대의 차량에 해당 소프트웨어를 설치했다고 인정하면서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번졌다.

마틴 빈터코른 폭스바겐 최고경영자(CEO)는 두 차례나 공식 사과했지만 사태가 수습되기는커녕 더 확산되자 23일 긴급 이사회가 끝난 후 전격 사퇴했다.

결국 폭스바겐은 이번 사태로 약 200억달러(약 23조원)가 넘는 리콜 비용을 지불해야 함은 물론 가장 중요한 고객들의 신뢰마저 잃게 됐다.

여기에 국내에선 조작발표 이후 무려 3주가 지난 시점에서야 사과문을 띄워 논란이 가중됐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지난 8일 토마스 쿨 사장의 명의로 일부 일간지와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고객의 신뢰를 저버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본사 및 한국 정부와 함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하고 있으며 리콜 등을 고려한 가능한 모든 조치를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소비자 보상이나 배상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은 빠져있어 비난 여론은 들끓었다. 더욱이 이날은 쿨 사장이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하는 날이라 진정성과는 다소 거리가 멀게 느껴졌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지난해 약 2조6600억원이 넘는 매출과 55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이는 설립된 지 불과 10년 만에 이뤄낸 성과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신뢰를 저버린 채 국내 소비자들을 우롱한다면 지난해와 같은 실적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돈만 벌면 된다’는 경영 마인드를 가진 폭스바겐코리아는 빠른 시일 내에 진정성을 갖고 소비자들과 마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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