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 3파전…경쟁률 3대1 또는 1.5대1
상태바
인터넷전문은행 3파전…경쟁률 3대1 또는 1.5대1
  • 배나은 기자
  • 승인 2015.10.01 17: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카카오뱅크, 인터넷은행 출사표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첫 인터넷전문은행을 향한 출사표가 던져졌다.

카카오, 인터파크, KT 등 3개 컨소시엄이 1일 인터넷은행 예비인가를 신청했다.

경쟁 구도는 3파전이다.

최대 두 곳에 예비인가를 내주겠다는 것이 금융당국의 방침이어서 경쟁률은 3대 1 또는 1.5대 1이 될 수 있다.

인가심사에선 사업계획의 혁신성이 당락을 좌우할 전망이다.

3개 컨소시엄은 이 점을 고려해 '혁신'에 기반한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사업계획에 담았다.

이 때문에 박스 3개 분량의 서류를 제출한 곳도 있다.‘

금융당국은 앞으로 금감원 심사(10월), 외부평가위원회 심사(11∼12월), 금융위 의결(12월) 순으로 예비인가 심사를 진행한다.

금융당국은 1000점 만점 기준으로 사업계획에 700점을 배점했다.

아울러 자본금 규모 100점, 주주구성계획 100점, 인력·영업시설·전산체계 및 물적 설비에 100점을 배정했다.

이런 구도라면 사업계획의 혁신성이 당락을 좌우할 수밖에 없다.

사업계획 내에서의 배점은 혁신성(250), 사업모델의 안정성(50), 금융소비자 편익 증대(100), 금융산업 발전 및 경쟁력 강화 기여(50), 해외진출 가능성(50) 등 '주요 확인 사항'이 500점을 차지한다.

아울러 리스크 대응방안, 수익 추정의 타당성, 건전성, 지배구조, 소비자보호체계 등 사업 계획 중 '기타 확인사항'은 200점이다.

당국은 대주주 결격사유나 경영 건전성 기준 준수 여부 등 적격성을 먼저 심사한 후 통과 후보군을 인터넷은행 평가위원회로 넘길 예정이다.

일정 수준 이상을 충족하는 신청자가 없다고 판단하는 경우 예비인가를 내주지 않을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컨소시엄들은 사업계획 작성에 심혈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11개 기업이 참여한 카카오뱅크(한국카카오은행주식회사)는 '이어주고-넓혀주고-나눠주고'라는 비전을 제시하고 혁신의 금융을 실현하겠다고 했다.

특히 모바일을 강조했다. 모바일뱅킹을 통해 고객 생활을 금융과 연결해주는 것은 물론 맞춤형 서비스를 내놓겠다고 공언했다.

고객층은 개인·기업은 물론 중소상공인, 금융소외계층, 스타트업(신생기업) 등 기존 은행의 혜택에서 소외된 계층을 파고들겠다는 방침이다.

인터파크컨소시엄(아이뱅크)은 빅데이터를 최대 강점을 내세웠다. 참여기업의 고객을 단순하게 합산하면 2억 명이라는 게 인터파크 측 설명이다.

이들 정보를 분석해 혁신적인 신용평가 방식을 도입하고 중간 신용등급 고객의 대출금리를 10%포인트 이상 낮춰 이자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여주겠다고 공약했다.

모바일 개인 금융비서, 자동화 개인자산관리 같은 맞춤형 자산관리와 컨소시엄 참여사들의 서비스를 이용할 때 가상화폐 같은 특화된 서비스도 내놓았다.KT컨소시엄은 언제 어디서나(Connected) 편리하게(Convenient) 개인화된(Customized) '3C 서비스'를 내걸었다.

특히 오픈 API 기반의 열린 플랫폼을 지향했다. SNS나 쇼핑, 영화감상 등 어떤 상황에서도 쉽게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크라우드펀딩 플랫폼 개발, 휴대전화 기반의 가상계좌 개설, 실시간 스마트 해외송금 같은 특화된 서비스에도 착수하겠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빅데이터 활용력에서도 강점을 내세웠다.

3대 컨소시엄은 대체로 중금리 대출 활성화를 목표의 하나로 내놓았다. 정부가 인터넷은행 도입 효과로 제시한 것이 바로 중금리 대출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은 혁신적인 서비스와 사업모델이 당락을 가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본금 규모는 인터파크 컨소시엄이 3000억원이라고 밝혔지만 다른 곳에서는 공개를 꺼리고 있다.

은행법상 최소자본금이 1000억원이지만 적어도 2000억~3000억원 수준은 돼야 할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주요 심사 항목 중 하나인 주주 구성과 지분율도 공개하지 않았다.

카카오컨소시엄의 경우 한국투자금융지주가 50%, 카카오와 국민은행이 각 10%를 보유하고 나머지 8개사가 4% 이하씩 보유하는 구도로 전해졌다.

인터파크와 KT컨소시엄은 참여업체들이 10% 이하로 나눠가진 것으로 보인다.

현행 은행법상 은행주 보유한도는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는 4%, 금융지주처럼 금융주력자는 10%다.

금융위 승인을 받으면 비금융주력자는 4%를 초과한 지분의 의결권을 포기하는 조건으로 10%까지, 금융주력자는 100%까지 가질 수 있는 규정 때문이다.

대부분 참여업체가 산업자본인 데다 정부가 은행 주도의 컨소시엄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상황이므로 공동 최대주주로 구성된 컨소시엄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지분 문제는 여전히 논란거리다.

앞서 경제개혁연대는 "인터넷은행 컨소시엄의 경우 은행의 설립, 사업 및 경영전략, 최대주주 변경에 관한 사항까지 주주 간에 합의했기 때문에 당연히 의결권 공동행사를 전제한다"며 "컨소시엄 자체를 동일인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개혁연대는 2002년 서울은행 매각 당시 동부컨소시엄과 2013년 경남은행 매각 당시 경은사랑컨소시엄이 주주 간 계약에 따른 의결권 공동행사 약정을 이유로 컨소시엄이 동일인 및 산업자본으로 판단된 바 있다는 사례도 들었다.

금융당국은 이에 대해 향후 은행법 개정을 가정해 컨소시엄 구성원 간에 주식보유비율 변경을 미리 약정하는 것은 허용하되, 주주 간에 의결권을 공동행사하기로 계약·합의하면 이들을 동일인으로 간주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아울러 인가심사 때 컨소시엄에 참여한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의 실질적 영향력도 따져보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예비인가 관문을 넘더라도 향후 은행법 개정의 향배에 따라 지배구조를 놓고 분란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은행법 개정안은 인터넷은행에 한해 산업자본의 지분율을 현행 4%에서 50%로 늘리는 게 핵심이다.

이에 따라 법이 예정대로 개정되면 내년 이후에 증자 등을 통해 지분구조에 변화가 올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주도권 다툼이 벌어질 수 있다.

법 개정이 무산되면 더 문제다.

인터넷은행에 국한한 은산분리 규제 완화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시각이 많기 때문이다. 이 경우 현재의 과도기적인 지분구도가 이어질 수밖에 없고, 자본확충도 쉽지 않을 것으로 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개정 은행법 아래 이뤄질 2단계 인가도 물건너가게 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이 순항할지는 혁신적인 사업모델도 중요하지만 은행법 개정 여부가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 같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