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엘리베이터 외국자본과 경영권 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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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엘리베이터 외국자본과 경영권 분쟁?
  • 권민경 기자
  • 승인 2006.03.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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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2위 쉰들러홀딩, KCC 보유 지분매입
[매일일보= 권민경 기자] 현대그룹의 지주회사이자 국내 유일의 토종업체인 현대엘리베이터가 또 한번 경영권 분쟁에 휩쓸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 2004년 KCC와 경영권을 놓고 치열한 분쟁을 벌인지 2년 만에 이번엔 외국 자본과의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제기된 것.

지난 28일 세계 2위의 스위스 엘리베이터 업체인 쉰들러홀딩AG는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최초지분변동신고서에서 KCC와 KCC건설, 정상영 KCC 명예회장 등으로부터 현대엘리베이터 주식 182만1892주(25.54%)를 1255억원에 장외 매수했다고 밝혔다.

쉰들러홀딩AG는 일단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보유 목적이 '경영참가' 임을 명시했다.

신고서에서 쉰들러홀딩AG는 "회사 경영사항에 영향력을 행사할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없다”며 “한국의 엘리베이터 및 에스컬레이터 시장에 대한 관심이 지대하며 현대엘리베이터와 제휴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경영진과 긴밀하게 협의해 사업을 진행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쉰들러홀딩AG 측이 장기적으로 현대엘리베이터의 경영권을 획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현재 쉰들러홀딩AG가 확보한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은 25.54%. 반면 현 경영진측 지분은 현정은 회장 3.9%, 현 회장의 어머니인 김문희씨 19.4%, 현대증권 5.0%, 기타 1.6% 등 모두 29.9%이며, 자사주 보유분이 12.3%이다.

이처럼 쉰들러홀딩AG와 현 회장측의 지분 차이가 5% 정도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쉰들러홀딩AG측이 지분 추가매입 등을 통해 적대적 M&A를 시도할 수 있는 여지는 남아 있다는 관측이다.

또 현대엘리베이터가 현대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라는 점도 적대적 M&A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그러나 쉰들러홀딩AG 측 관계자는 "쉰들러는 우호적 주주로서 지분을 인수한 것" 이라고 강조하며 "현 회장의 경영권 입장을 충분히 존중한다" 고 말해 적대적 M&A 가능성을 부인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세계에서 4번째로 큰 한국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 시장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장기적 투자 차원에서 지분을 매입한 것" 이라고 밝혔다.

현대엘리베이터 관계자 역시 "쉰들러 측의 지분 매입은 투자전문펀드가 매입한 것이 아닌 동종업종에서 매입한 것" 이라며 "향후 전략적 협조체제를 구축해 사업상 윈윈할 수 있는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지분구조상 쉰들러 측이 이번에 1/4정도를 매입했는데 시중유통물량이 많지 않아 추가적으로 지분을 매입하더라도 경영권에 위협이 되는 정도는 아니다" 며 일각의 우려를 일축했다.

또 "사업 제휴와 관련해 서는 쉰들러쪽과 접촉을 한 적은 없다"며 "다만 지분 매입 전날 쉰들러 측에서 현대그룹 측에 사업 제휴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알고 있다" 고 덧붙였다.

한편 일각에서는 현대엘리베이터 경영권을 놓고 현정은 회장과 다툼을 벌였던 KCC가 지분을 넘기기로 한 곳이 하필이면 경쟁회사인 쉰들러홀딩이라는 점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kyoung@sisa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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