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러온 돌이 박힌 돌 빼"...PB상품 활황에 원조는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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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러온 돌이 박힌 돌 빼"...PB상품 활황에 원조는 운다
  • 박예슬 기자
  • 승인 2015.09.16 14: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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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식품업체와 유사한 레시피·콘셉트로 매출에 영향
▲ 이마트의 자체제작 상품인 '노 브랜드' 상품. 버터쿠키, 감자칩 등 기존 브랜드 상품과 유사한 제품들이다. 사진=이마트 제공

[매일일보 박예슬 기자] 식품업계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른 PB(Private Brand, 유통업체 자체 브랜드)상품으로 기존 식품업체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일부 PB상품이 기존 식품업체와 유사한 레시피, 콘셉트의 제품으로 매출 점유율을 늘리고 있어 원조 식품업체 제품의 매출은 반대급부로 떨어지고 있다.

최근 높은 매출로 각광을 받고 있는 이마트의 PB브랜드 ‘피코크’는 떡볶이 등 가정간편식 제품으로 마트 내 매출 10%를 넘게 차지할 정도로 잘 팔리고 있다. 반면 기존 제품들의 경우 매출이 급감하고 있다.

특히 최근 이마트는 피코크 브랜드로 ‘파주단콩’을 출시했다. 지난해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선정된 두부 시장에 대기업인 이마트가 진출하면서 업권 침해의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와 더불어 이마트는 최근 브랜드 이름 자체를 없앤 ‘노 브랜드(No Brand)’ 제품까지 선보이며 저가 공세에 박차를 가했다. 출시된 제품군 중 일부는 감자칩, 버터쿠키 등 기존 식품업체들이 판매하고 있던 품목과 겹쳐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편의점 업계도 마찬가지다. BGF리테일의 편의점 CU는 최근 PB상품으로 출시한 ‘콘소메맛팝콘’ 등이 인기를 끌면서 업계 1위인 농심의 새우깡을 제치기도 했다.

GS25도 올 초 출시한 자체 PB상품 대용량 야쿠르트 등으로 남양, 빙그레, 서울우유 등을 제치고 자체 음료매출 중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대형마트 등에서 취급하는 저가 상품의 품목이 점차 다양해지면서, 기존 주변 상권의 매출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프랜차이즈를 운영하고 있는 한 식품업체 관계자는 “대형마트 의무휴일에는 마트 인근 매장의 매출이 크게 늘어난다”며 “평소 매출의 상당 부분이 대형마트 제품의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중소기업 적합업종 등의 제도로 기존 프랜차이즈의 경우 출점 등에도 제한을 받고 있는 반면, 같은 대기업이라도 마트 PB상품 등의 경우 별다른 제재를 받지 않는다는 건 제도상 불공평한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PB 브랜드의 ‘미투(Me too) 제품’으로 인한 품목 충돌을 막기 위해 일부 식품업체들은 특허권 획득 등으로 업권 ‘사수’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허니버터칩’ 열풍을 타고 출시된 미투 제품 중 하나인 홈플러스의 PB상품 ‘케틀칩 허니앤버터맛’이 원조 허니버터칩과 지나치게 유사해, 해태제과는 지난해 말 제조사 측에 제품 회수와 판매 중단, 디자인 변경을 요구했다. 그 결과 해당 제품은 생산이 중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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