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고위급회담 타결 이후 北 “남북관계 개선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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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고위급회담 타결 이후 北 “남북관계 개선 강조”
  • 이창원 기자
  • 승인 2015.08.30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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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첨예한 군사적 긴장상태 햇하고 남북관계 화해와 신뢰의 길로 돌려세운 중대한 전환적 계기”
대미‧대일 관계 회복 위한 필수조건…김정은체제 공고화를 위한 경제문제 해결 시급한 상황
▲ 남북 고위 당국자 접촉 공동 합의문이 발표된 25일 오전 경기도 서부전선에서 바라본 황해북도 개풍군 일대 북한 마을이 한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남한과 북한은 고위급접촉 합의에 따라 25일 낮 12시부로 각각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고 준전시상태를 해제했다. 연합뉴스.

[매일일보 이창원 기자] 남북 고위급 회담이 전격적으로 타결된 이후 ‘남북관계 개선’을 강조하는 북한의 태도 변화가 주목을 끌고 있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지난 28일 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에서 “이번 합의를 첨예한 군사적 긴장상태를 해소하고 파국에 처한 남북관계를 화해와 신뢰의 길로 돌려세운 중대한 전환적 계기”라고 평가하며, “화를 복으로 전환시킨 이번 합의를 소중히 여기고 풍성한 결실로 가꿔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북한군 서열 1위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은 지난 25일 조선중앙TV에 출연해 “북남관계 개선의 새로운 분위기를 마련한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으며, 이틀 뒤인 27일 대남정책의 총책 김양건 노동당 비서는 “고위급 접촉의 합의 정신에 기초해 북남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적극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매체들도 김 위원장의 언급 이후 남북관계 개선을 촉구하는 글을 연이어 내보내고 있다.

북한의 대남선전용 사이트 ‘우리민족끼리’는 29일 ‘남북관계 발전의 새 전기를 마련해야 한다’는 글을 통해 “남북 고위급 긴급접촉을 통해 위험한 사태는 일단 수습됐지만 그에 머물러서는 안 되며 관계 개선과 통일의 길로 힘차게 나가야 한다”면서, “대결과 불신의 각오를 털어버리고 우리 민족끼리 정신에 따라 남북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건설적인 분위기를 조성하자”고 밝혔다.

북한의 대외용 주간지 통일신보도 ‘소중한 합의를 관계 개선에로’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군사적 충돌을 막고 긴장을 완화하며 남북관계를 개선하려는 공화국의 투쟁과 성의 있는 노력의 결과”라고 이번 남북합의를 평가했다.

통일신보는 또한 당국회담, 이산가족 상봉, 민간교류 활성화 등 이번 회담의 합의 내용을 거론하며 “지난 시기의 대결·적대 관념에서 벗어나 민족 공동의 요구와 이익을 우선시하면서 민족공조, 민족단합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나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북한의 대외용 웹사이트 ‘조선의 오늘’은 ‘조선반도와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한 정당한 조치’란 제목의 글을 통해 “민족의 안전과 평화를 수호하며 남북관계 개선의 넓은 길을 열자”고 호소했다.

더불어 지난 당 중앙군사위 확대회의에서 일부 위원이 해임됐다는 조선중앙방송의 보도와 관련해 이번 비무장지대(DMZ) 지뢰도발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중앙군사위 위원인 김영철 정찰총국장이 해임되거나 좌천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 고위 당국자에 따르면 지난 회담 당시 우리 대표단이 북한 지뢰도발에 대한 사과와 함께 책임자 처벌을 강하게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져, 만약 김 정찰총국장이 해임됐다면 북한이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성의 있는 조치를 한 것으로 평가될 수 있다.

이같은 북한의 태도 변화에 대해 우리 정부는 반기는 분위기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한 스스로 8·25 합의가 남북관계를 화해와 신뢰의 길로 돌려세운 계기라고 밝힌 점에 주목한다”며 “북한이 합의한 내용을 성실히 이행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전과 다른 북한의 남북관계 개선에 강한 의지를 보이는 것에 대해 북한이 남북관계를 풀지 않고서는 국제사회의 제재와 압박을 벗어나 경제를 살리기 어렵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남북관계 개선은 과거의 ‘통미봉남(通美封南)’ 전략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만큼 대미 관계, 대일 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필수조건이며, 김정은 체제 공고화를 위한 경제문제를 해결을 위해서도 시급한 상황이라는 판단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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