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현대차, ‘흉기차’ 아니라면 소통 계속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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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현대차, ‘흉기차’ 아니라면 소통 계속돼야
  • 정두리 기자
  • 승인 2015.08.26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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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정두리 기자] 기업과 소비자와의 소통이라는 미션은 어제 오늘일이 아니다. 기업이 존속하는 한 영구적인 과제다.

현대차도 요즘 소통을 위해 꽤나 고민하는 듯하다.

최근 현대차는 자신들의 얼굴과 다름없는 생산차량을 서로 부딪혀가면서까지 소비자 마음되찾기에 나섰다.

현대차는 지난 22일 쏘나타 30주년 기념 자동차 영화시사회에서 쏘나타의 국내 생산 모델과 미국 생산 모델이 서로 충돌하는 테스트를 시연했다.

그간 현대차는 국내 고객을 역차별한다는 논란에 시달려왔다. 현대차의 국내 생산 모델과 미국 생산 모델의 안전성 차이가 있다는 의혹이 계속돼왔다.

어드밴스드 에어백이 대표적인 예로, 미국과 캐나타 등에 판매되는 현대차는 어드밴스드 에어백을 적용했으나 내수용 차에는 어드밴스드 에어백보다 한 단계 낮은 디파워드 에어백을 달면서부터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여기에 품질, 보증기간, 판매가격, 원가절감 등 여러 문제도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이를 무마하기 위해 현대차가 초강수를 뒀다.

충돌테스트는 운전석과 동승석에 남성 및 여성용 더미를 탑승시키고 시속 56km의 속도로 정면으로 충돌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충돌 이후 두 차량의 파손 부위나 정도, 승객석 보존 성능은 육안으로는 차이를 느낄 수 없었다.

전문가들까지 대동해 분석한 결과, 쏘나타의 내수용과 수출용 차량은 동일한 안전성을 갖춘 것으로 확인됐다. 더미의 부위별 상해 정도에 따라 승객보호 수준을 색상으로 구분해 표시하는 평가 결과에서도 양쪽 모두 최고 등급이었다. 에어백도 양쪽 모두 이상 없이 펴졌다.

몇 초에 불과한 이번 충돌테스트에 현대차는 10억원을 들였다고 한다.

쏘나타가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에서 최고의 안전차량에 선정되는 등 그 명성은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고 하지만, 서서히 식어가고 있는 국내 소비자의 마음을 되찾기 위해서라면 이정도 비용감수는 되려 싸게 치른게 아닌가 싶다.

이번 결과를 두고 세간의 평가는 호불호를 떠나 가히 폭발적이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소비자와 새로운 소통 기조를 보였다며 한껏 고무된 시각이다. 역차별 논란을 해명함과 동시에 소비자와의 적극적인 소통경영 의지 피력도 덤으로 얻었다는 것.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번 테스트가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짜여진 ‘쇼’와 다를 바 없다는 삐딱한 시선도 존재한다. 두 눈으로 직접 보여줬다 한들, 설령 문제가 없음을 입증했어도 그들의 마음 한켠에는 그동안의 불신이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국내 자동차산업을 이끌어온 현대차를 어느 곳에서는 여전히 ‘흉기차’로 부른다.

결국 현대차는 끊임없는 소통으로 소비자와 마주해 이를 극복해야 한다. 현대차가 흉기차가 아닌 이상 소비자와 교감하겠다는 일련의 소통들은 무모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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