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항공기 연착 피해, ‘누구의 몫’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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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항공기 연착 피해, ‘누구의 몫’인가
  • 박주선 기자
  • 승인 2015.08.23 15: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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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부 박주선 기자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얼마 전, 국내 저비용항공사(LCC)인 에어부산이 인터넷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등장하며 화제를 모았다.

지난 16일 오후 김포공항에 내리려던 에어부산 여객기가 기상악화로 인천공항으로 회항해 승객 120여 명이 4시간 넘는 시간동안 기내에 갇혀 있었다는 것이 관련내용이었다.

에어부산은 당초 인천공항에서 연료를 보충해 예정대로 김포공항에 해당 승객들을 내려줄 예정이었지만 인천공항의 상황도 좋지 못해 다른 여객기들이 지연 출발하면서 덩달아 밤 10시까지 지연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별다른 대책 없이 4시간이 넘게 기내에 갇혀 있던 승객들은 연착에 대한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아야만 했다.

안타까운 것은 이러한 항공기 연착이 해마다 늘고 있다는 점이다. 더욱이 최근 여름 휴가철을 맞아 늘어난 항공사들의 연착으로 승객들의 불만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최근 항공기 연착에 따른 이용객들의 불만 접수는 평소보다 2배 이상 늘었다. 특히 김포~제주, 제주~김포간 불만 접수는 3배 이상 증가했다.

실제 지난 7월 27일부터 8월 3일까지 한국공항공사 실시간 운항정보에서도 김포~제주간 2015개 노선 중 1963개의 노선이 연착됐다. 이는 97.5%의 연착률로, 노선에 배치된 10대 항공기 중 9대가 제시간에 도착하지 못한 셈이다.

하지만 이렇게 밥 먹듯 발생하는 항공기 연착에도 승객들은 제대로 된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

민간항공협회와 소비자원의 분쟁해결기준이 있기는 하지만 말 그대로 권고 사항일 뿐, 보상 여부를 항공사가 판단하는 데다 기상 악화, 안전점검, 공항 사정 등 면책 사유가 광범위해 항공사가 책임에서 벗어나기 쉽기 때문이다.

이에 지난해 말, 국토교통부가 뒤늦게 항공지연과 관련한 피해 구제 기준을 마련하기로 했지만 아직 연구단계에 그치고 있어 해결 방안이 시급한 상황이다.

물론, 날씨 등의 불가항력적 이유로 1대만 지연돼도 줄줄이 연착될 수밖에 없는 항공편의 특수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연착에 따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아야하는 승객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줘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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