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던 유명CEO 줄줄이 물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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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던 유명CEO 줄줄이 물러나
  • 권민경 기자
  • 승인 2006.03.1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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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이지송, 팬택 송문섭 경영일선 퇴진
▲ 현대건설 이지송 사장
[매일일보=권민경 기자]최근 들어 사임한 재계 CEO들의 면면을 보면 한때 해당 업계에서 잘 나가던 대표급 경영인들이 많다.

현대건설 이지송 사장, 김대중 두산중공업 사장, 송문섭 팬택앤큐리텔 사장, 정우택 삼성물산 사장, 김상권 현대자동차 부회장 등.

현대 건설 이 사장은 취임 첫 해인 2003년 3천16억원의 영업이익과 792억원의 당기순익을 올리는 등 뛰어난 경영능력을 보여줬고, 이어 2004년에도 1천71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 지난해 역시 전년대비 89% 증가한 3천238억원의 당기 순익을 올렸다.

이 사장은 또 이라크 미수채권 환수와 서산간척지를 기업도시로 이끌어 한때 5천원 이하였던 주가를 5만원까지 끌어올리는 등 회사 정상화에 큰 기여를 했다.

때문에 연임이 유력시 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 사장은 최근 워크아웃 졸업을 앞둔 현대건설 임직원 3천명을 감원해야 한다는 채권단의 은근한 구조조정 시사에 크게 반발하며 견해 차이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결국 채권단의 무언의 압력으로 전해졌고 이 사장은 사퇴를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

그러나 업계에서는 한편으로 이 사장이 임기 만료를 앞두고 돌연 사퇴를 표명한 배경에 대해 현대건설의 이익을 위해 자신의 후임으로 반드시 회사 출신의 인물을 사장에 올려야 한다는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기도 한다.

결국 채권단은 지난 7일 현대건설 이종수 전무를 단독 사장후보로 선정, 이 전무는 곧 열리는 이사회의 최종 확정절차를 거쳐 현대건설의 새 사장으로 선임될 예정이다.

이지송 사장은 이달 말 3년의 임기를 마친 후 경영일선을 떠나 학계로 돌아가 후학을 양성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 2일 두산그룹은 계열사 사장단 인사를 단행하면서 김대중 두산중공업 사장과 장영균 (주)두산 사장을 각각 부회장으로 승진 발령했다.

이로써 김 사장은 경영일선에서 한발 물러나 계열사 자문 역할을 맡게 됐다.

김 부회장은 1969년 동양맥주에 입사, 삼화왕관, ㈜두산 테크팩BG 사장 등을 거쳐 2003년 두산중공업 사장으로 부임했다.

당시 김 부회장은 노사 대립으로 어지럽던 두산 중공업을 빠르게 정상화시키는데 주력했다.

그런가 하면 팬택앤큐리텔의 성장신화를 일궜던 송문섭 사장도 실적 악화 등을 이유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고 기술 고문으로 자리를 옮겼다.

팬택계열(부회장 박병엽)은 지난달 10일 사장단 인사를 하면서 팬택앤큐리텔 대표이사에 이성규 팬택 사장을, 팬택 대표이사에 김일중 내수총괄 사장을 10일 각각 선임하고 송 사장은 사장급 계열 기술 고문으로 위촉했다.

송 사장은 오너 박 부회장과 함께 팬택의 얼굴이자 ‘팔방미인 테크노 CEO’ 로 불려왔다.

미 스탠퍼드 대학 전자공학 박사 출신으로 1999년 삼성 회장 비서실 기술 담당에서 현대전자(현 하이닉스) 통신총괄 부사장으로 2001년 현대의 통신부문(큐리텔)이 매각되며 팬택으로 옮겨왔다.

▲ 두산중공업 김대중 부회장
업계에서는 휴대폰 업계 산 증인이었던 송 사장의 퇴진은 지난해 경영실적이 좋지 않은 데 따른 조치로 파악하고 있다.

팬택앤큐리텔은 지난 2005년 회계연도에 매출 1조7천26억원에 순손실 982억원으로 적자로 돌아섰고, 챈택은 영업손실 423억원에 순손실 203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한편 1970년 현대자동차에 입사해 30여년 동안 현대·기아차의 연구개발을 책임져 온 김상권 부회장도 ‘세대교체’의 일환으로 최근 사의를 표명했다.
김 부회장은 현대차를 떠나 자동차 관련 학과가 있는 대학에 교수직으로 자리를 옮길 것으로 알려졌다.

kyoung@sisa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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