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갈피 못 잡는 文, 국민의 목소리 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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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갈피 못 잡는 文, 국민의 목소리 들어야
  • 이창원 기자
  • 승인 2015.08.18 11: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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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사회부 이창원 기자.

[매일일보 이창원 기자] 지난 16일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우리가 살 길은 경제통일입니다.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이란 제목으로 광복절 70주년 기자회견을 가졌다.

문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한반도의 새로운 경제 지도를 그려야 한다. 우리 경제활동 영역을 북한과 대륙으로 확장해야 한다”면서, “남북이 통일은 안 되더라도 먼저 경제 공동체를 이룬다면, 우리 기업의 북한 진출로 단숨에 8천만 시장에 국민소득 3만 달러로 경제 규모가 커지게 된다”고 밝혔다.

이어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은 환동해권과 환황해권 양 날개 전략을 핵심으로 한다”며 “한반도 동남단 부산에서 시작하는 환동해경제권은 한국의 동부지역을 거쳐 북한의 동해안을 따라 올라간 뒤 중국과 러시아를 북방 트라이앵글로 잇고, 또 한축으로 부산항과 나진-선봉항, 일본의 니카타항을 남방 트라이앵글로 연결하는 거대한 산업경제권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문 대표는 6자회담을 조속히 속개하기 위한 2+2 회담을 제안하고, 5‧24조치를 해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 대표의 이 같은 기자회견 내용을 접한 국민과 회견에 참석한 기자들은 고개를 갸우뚱거리지 않을 수 없었다.

광복 이후 분단으로 인한 우리 역사의 슬픔과 아픔, 그리고 현재의 경색된 남북관계 등도 중요한 문제요 독립‧광복 등이 지닌 의미의 본질일 수 있지만, ‘광복절 70주년’ 기자회견이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지난 14일에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전후 70년 담화가 있었고, 아베 총리는 이 담화를 통해 “우리나라는 지난 전쟁에서의 행동에 대해 반복적으로 통절한 반성과 진심 어린 사죄의 마음을 표해왔다”고 말하는 등 ‘과거형 사죄’를 했다.

또한 이번 아베 담화는 관심을 모았던 무라야마 담화(전후 50년 담화)의 4개 핵심 키워드인 식민지배, 침략, 사죄, 반성 등을 모두 거론은 했지만, 실제 내용은 무라야마 담화의 역사인식에서 대폭 후퇴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아베 총리의 담화에 국민들은 공분했지만 문 대표는 이에 대한 어떠한 입장도 공식적으로 표명하지 않았던 상황이었다.

때문에 문 대표는 ‘광복 70주년’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보여야 할 필요가 있었다.

즉, ‘남북관계 개선’‧‘통일’ 등도 중요한 문제이지만 시기에 맞는 회견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특히나 최근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목함지뢰 도발로 인해 국민들의 여론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을 설득해 대화의 장으로 이끌어내야 한다’‧‘남북관계를 잘 풀어내려면 먼저 남남통합이 되어야 한다. 적어도 남북 관계 발전에 관한 한 우리 국민의 마음이 하나가 되어야 한다’ 등과 같은 문 대표의 원론적인 주장은 국민들을 설득시키기 부족했다.

또한 천안함 사건으로 인한 조치인 5‧24조치에 대해 북한으로부터 어떠한 사과도 받아내지 못한 상황에서 이를 해제하는 제안을 했다는 것은 ‘不識時務(불식시무, 당면한 사태나 시대의 조류를 알지 못함)’인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당내 지지보다 일반 국민들의 지지가 문 대표의 ‘무기’라고 분석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문 대표는 이번과 같이 국민의 생각과 다른, 기존 정치인과 같은 ‘깜짝쇼’를 멈추고, 그 어떤 정치인보다도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판단하고 이끄는 리더십이 반드시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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