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광복절 ‘찬스’ 이용하는 국내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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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광복절 ‘찬스’ 이용하는 국내 기업들
  • 안정주 기자
  • 승인 2015.08.16 12: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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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부 안정주 기자

[매일일보 안정주 기자] 올해는 광복 70주년을 맞는 뜻 깊은 해다.

8월 15일이 다가오자 메일함에는 업계를 막론하고 ‘광복절 행사’, ‘광복절 마케팅’과 같은 제목의 이메일이 수두룩하다.

특히 정부가 14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면서 기업들 입장에서는 광복절이 좋은 이미지를 각인시키고 가라앉은 소비심리도 되살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셈이다.

한 유통업체의 경우 광복 70주년 기념 이벤트로 ‘대한민국 토종 브랜드’ 특가전을 진행했다. 또 다른 유통업체는 태극기를 마케팅 전면에 배치해 ‘광복 70주년 기념 물가안정 기획전’을 벌이기도 했다.

그 중 단연 눈에 띄는 건 롯데다.

광복절을 앞둔 지난 10일 롯데물산은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제2롯데월드) 외벽에 광복70주년 기념 초대형 태극기를 내건 데 이어 서울시의 광복 70주년 엠블럼 ‘나의 광복’ 걸개도 설치했다. 롯데물산은 태극기 부착을 위해 1억원 이상의 비용을 들였다.

그러나 최근 형제간 경영권 분쟁으로 일본기업이냐 한국기업이냐를 두고 불거진 롯데의 ‘국적 논란’에 악화된 여론을 희석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롯데 관계자는 “해당 이벤트는 이미 두 달 전에 기획된 것으로, 이번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과 전혀 관계가 없다”고 해명했지만, 전에 없던 롯데물산의 ‘태극기 마케팅’을 향한 국민들의 시선은 싸늘하기만 하다.

실제 순수한 의도로 기획한 행사였다 쳐도 왜곡된 시선의 상당부분은 기업이 만든 것이다.

애국마케팅 자체를 폄하하는 게 아니다. 하지만 우리 민족에게 있어 가장 의미 있는 국경일인 광복절에 일시적인 상술에 지나지 않는 마케팅을 펼치는 국내 기업들을 보고 있자니 씁쓸함을 지울 수 없다.

더불어 특정 날만 되면 잠시 관심을 가졌다가 쉽게 식어버리는 우리의 냄비근성도 한번 되돌아봐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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