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유료방송업계, 케이블과 IPTV ‘닮은 듯 다른 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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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유료방송업계, 케이블과 IPTV ‘닮은 듯 다른 꼴’
  • 이근우 기자
  • 승인 2015.08.11 12: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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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부 이근우 기자

[매일일보 이근우 기자]유료방송업계처럼 얽히고 설킨 복잡한 시장이 어디 또 있을까.

일단 유료방송시장은 크게 케이블TV, 인터넷TV(IPTV), 위성방송 등으로 나뉜다. 이들 모두 KBS, MBC, SBS 등과 지상파 재송신 문제로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유료방송시장에서 케이블TV, IPTV, 위성방송은 각각 가입자수 확보에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이동통신 3사가 지난 2007년 말 IPTV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유무선 통신에 인터넷과 방송을 결합해 ‘끼워넣기’식으로 팔면서, 케이블TV 이용자가 급감하고 있기 때문.

여기에 케이블TV 내에서도 CJ헬로비전, 티브로드, 씨앤앰, CMB, 현대HCN 등 대기업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와 수백개에 달하는 중소 프로그램제공자(PP) 및 홈쇼핑채널 사이에 분명한 입장 차이가 존재한다.

이외에도 ‘결합상품 제도개선’에 대해선 SK텔레콤과 반(反)SK텔레콤 진영이, ‘유료방송가입자수 산정 기준’을 두고는 KT와 반KT 진영이 충돌하고 있다.

유료방송시장을 대변하는 케이블TV가 등장한 것은 국내 오지·산간 지역의 난(難)시청 해소를 위해서였다.

이 때문에 케이블TV 업계는 위성방송 사업자인 KT스카이라이프가 난시청 해소를 목적으로 출범했을 때에도 크게 반발하진 않았다.

과거 유료방송시장에 케이블TV 업체들만 있었을 때는 SO와 PP의 ‘힘겨루기’만 있었을 뿐, 지금처럼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이렇게까지 치열하진 않았다. 각자 정해진 권역 내에서만 사업을 할 수 있었기 때문에 굳이 마케팅에 열을 올릴 필요가 없었던 것.

이와 관련 현재도 유료방송시장을 보면, IPTV 사업을 하는 이통3사는 적대적인 관계인 반면, 케이블 SO들은 비교적 친밀하게 교류하고 있는 편이다.

최근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는 ‘이동통신 결합상품 동등할인’을 주장하고 있다. 고객이 유무선 통신·인터넷·방송 상품을 결합했을 때, 이통사가 방송을 무료로 제공한다는 개념이 아니라, 개별 상품에 대한 할인율을 각각 정해 제공하라는 것이다.

이는 유료방송시장 생태계를 지키고 공정경쟁 환경을 조성하자는게 목적이지, 고객 입장에서는 기존 결합상품과 동일한 할인을 받는 것이므로 달라지는 것은 전혀 없다.

케이블TV 측은 ‘방송=공짜’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PP사업자들이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값을 받지 못해 줄도산을 맞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며,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현재 케이블TV 가입자 하락을 보고, 그동안 업체들이 경쟁없는 시장에서 너무 나태하게 경영해 온 탓이라고 지적한다.

하지만 케이블TV업계가 IPTV·위성방송 사업자보다 먼저 주문형비디오(VOD), UHD화질 등을 선보였고, 디지털 전환율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결코 기술·인프라 투자에 결코 소홀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또 전체 방송 시장 확대에 기여해왔다는 사실도 인정해줘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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